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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닮은 안마의자

조선비즈 밀라노(이탈리아)=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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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닮은 안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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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8시(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중심가에 있는 고택(古宅) 카사 아텔라니. 500여 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명화 '최후의 만찬'을 그릴 당시 거주했던 곳이다. 집 안은 바디프랜드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체험하려는 이탈리아 현지인 200여 명으로 북적거렸다. 람보르기니의 수퍼카(초고성능 차량) '아벤타도르'를 닮은 안마의자가 170도 각도로 젖혀지는 무중력 모드에 돌입하자, 곳곳에서 "맘마미아"라며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기존 안마의자보다 10배 이상 비싼 3만달러(약 3200만원)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 직후 6건의 사전예약이 이뤄졌다.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시작으로 세상에 없는 헬스케어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수퍼카 빼닮은 안마의자

바디프랜드는 2007년 연매출 27억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매출 4130억원을 올리며 국내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의 오씸, 일본의 파나소닉·후지타·오사키 등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글로벌 고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날 선보인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에는 개발 기간 2년에 3000만달러(약 323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들어갔다. 76개의 에어백과 750종류의 부품이 들어갔다는 뜻에서 모델명을 LBF-750으로 지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카티아 바씨 람보르기니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바디프랜드와의 협력은 람보르기니의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한 분야로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박성현 대표는 "단순한 브랜드 제휴가 아니라 우리가 람보르기니의 헬스케어 분야를 맡게 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출시 행사에 참석한 현지 여성이 새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 수퍼카를 본떠 만든 안마의자를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바디프랜드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출시 행사에 참석한 현지 여성이 새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 수퍼카를 본떠 만든 안마의자를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바디프랜드



의자의 겉모습은 '커팅 에지(cutting edge)'라 불리는 람보르기니 수퍼카 특유의 라인을 본떠 만들어 버튼만 누르면 마치 안마의자가 금방이라도 자동차로 변신할 듯 보였다. 색도 람보르기니 자동차에 쓰이는 흰색,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을 그대로 썼다. 몸을 누이는 가죽 시트 부분도 실제 차 내부를 재현했다. 기자가 의자에 앉아보니 구동 스위치 부분이 눈에 띄었다. 람보르기니 차량의 시동 버튼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버튼을 누르니 귀 양옆에서 100W 원형 스피커가 빙글 돌며 '부르릉'하는 엔진 배기음이 들렸다. 람보르기니 현지 딜러 프란체스코씨는 "마치 아벤타도르에 앉아 시동을 거는 느낌"이라며 "우리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디자인뿐 아니라 새로운 기능도 추가됐다. 기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안마 롤러에 앞뒤로 움직이는 축이 더해져 이용자의 체형에 맞은 안마를 제공한다. 또 무선 컨트롤러를 양손으로 쥐면 양 끝에 달린 심전도 센서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맞춤형 마사지를 해주는 기능도 있다. 실제로 기자가 측정하자 스트레스 지수 '높음', 심박수 107이 나왔는데 힐링 마사지를 10분간 받고 다시 측정해보니 스트레스 지수는 보통으로 떨어졌고 심박수도 80대로 돌아왔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스트레스가 높게 나오면 의자가 좀 더 강하게 마사지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바디프랜드가 특허를 낸 '브레인 마사지' 기능도 포함됐다. 음파를 쏘아 두뇌에 혈액 공급을 촉진하고 인지 능력 향상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뉴욕·상하이·두바이서도 신제품 출시

바디프랜드의 1대 주주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와 두산그룹 계열 벤처·사모투자(PE) 기업 네오플럭스, 그리고 현 바디프랜드 주요 경영진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2015년 90%의 지분을 확보한 특수목적법인은 바디프랜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박상현 대표를 그대로 유임시키며 인사와 경영 개입을 최소화했다. 람보르기니와 협업도 박 대표가 주도해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차량 안에 안마의자를 넣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박상현 대표는 "이탈리아에 이어 올해 안에 미국 뉴욕, UAE 두바이, 중국 상하이에서도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출시 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글로벌화에 주력해 10년 안에 3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했다.



밀라노(이탈리아)=장형태 기자(sha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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