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난민' 헝가리 "난민 체류 도우면 처벌" 입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난민이 체류자격을 얻도록 도와주는 개인이나 단체 관계자를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이 헝가리에서 의회에 제출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헝가리 정부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이 법안은 '보호받을 자격'이 없는 난민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서류 등을 제출하는 것을 돕거나 '불법' 난민이 헝가리에서 체류하는 것을 도와주면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톱 소로스(Stop Soros)'로 불리는 반난민 법안들 중 가장 논란이 되는 이 법안은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비판하며 난민을 '독(毒)'이라고 불렀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여당 피데스가 주도했다.

헝가리 내무부는 "헝가리를 지키기 위해 행동이 필요하다. 그 행동은 바로 '스톱 소로스' 법안이다"라며 입법 배경을 밝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법안에 따르면 난민을 돕는 데 재정적 지원을 하거나 난민의 체류자격 취득을 돕는 행동을 하면 최고 징역 1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헝가리 정부와 여당은 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들을 억누르기 위해 자금 내역을 공개하도록 했고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도입했다.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OSF)의 지원을 받아왔던 헝가리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 OSF도 오르반 총리가 4선에 성공하자 사무실을 독일 베를린으로 옮겼다.

헝가리 내무부는 "불법 난민이 들어오는 데 국내외 조직의 활동이 있었고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소로스의 도움을 받았던 법안이 시민단체들을 겨냥한 조치라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헝가리가 EU 내에서 전례가 없는 난민 관련 법안을 추진함에 따라 난민 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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