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HCR 2001년 서아프리카 난민캠프 조사보고서…"67명중 형사기소 전무"
17년 전 조사된 내용이지만, 위기에 처한 난민을 상대로 '음식과 성(性)을 맞바꾸는' 식의 비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에 2002년 제출된 84쪽 분량의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UNHCR과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의 서아프리카 난민캠프에서 2001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조사활동을 벌인 복수의 조사팀이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난민 아동을 성 착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을 둔 구호단체가 40개 이상이라고 적시했다.
케냐의 난민캠프에서 직업교육을 받는 여성들 |
대부분 현지의 소규모 단체지만 UNHCR과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기구와 세이브더칠드런, 멀린, 국경없는의사회(MSF), 케어인터내셔널, 국제구호위원회(IRC),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 노르웨이난민위원회 같은 유명 단체들도 명단에 올랐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보고서는 "난민 아동에 대한 성 착취자 가운데 죄질이 나쁜 경우는 난민에게 제공된 인도주의적 원조와 서비스를 때때로 착취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면서 "구호단체직원들도 그들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량, 기름, 교육, 임시거처를 짓는 데 사용되는 비닐류 등이 성행위와 맞교환됐다"면서 "(피해 아동의) 가족들은 먹고살기 위해 10대의 딸들을 성 학대자들에게 내준다고 느낀다"고 기술했다.
조사팀은 이런 비위행위에 관련된 67명의 명단을 기밀로 분류해 UNHCR에 제출했다. 다만, 이들의 혐의를 확정하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NHCR은 또 이들의 소속 단체에 서한을 보내 비위 혐의를 통지했다.
그러나 해고된 사람은 10명 미만이고, 형사 기소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국제구호단체 직원들의 성범죄는 과거에도 종종 공개되곤 했다.
유엔에서도 작년 10∼12월 평화유지활동 중 40건의 성추행·성 착취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서는 2010년 강진 참사가 발생한 중앙아메리카 아이티에서 현지 직원들이 성매매했다는 의혹이 올해초 제기돼 따가운 비난을 받기도 했다.
quinte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