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파리의 스파이더맨’ 말리 난민 청년, 프랑스 소방관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맨손으로 아이 구해 사회관계망서비스서 화제

마크롱 대통령, 시민권 주고 소방관 특채

극우 국민전선 “다른 난민도 허용 안 돼”



한겨레

Adil__Brown 트위터 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맨손으로 4층 높이의 건물 발코니를 올라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한 난민 청년이 프랑스 시민권을 얻게 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각) 길을 가던 22살 마무두 가사마는 어린아이가 한 건물의 발코니에서 난간을 간신히 잡고 매달려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를 본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사이 가사마는 곧바로 건물 난간을 붙잡고 4층까지 올라가 아이를 구조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이 모습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장면은 다시 트위터에서 “영웅들은 망토를 두르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화제가 됐다. 가사마는 ‘파리의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영상 보기)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다음날인 27일, 가사마와 직접 통화한 뒤 그의 사연을 공개했다. 이달고는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가사마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몇 달 전 프랑스로 왔다면서 그의 프랑스 정착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달고는 트위터에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파리 시민들의 귀감”이라며 “어젯밤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한 그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한겨레

안 이달고 파리 시장 트위터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8일, 가사마를 대통령궁으로 초대해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에이피>(AP) 통신은 마크롱을 만난 가시마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일단 오르기 시작하자 계속 올라갈 용기가 생겼다”, “아이를 도울 수 있어서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이피>의 설명을 보면, 가사마는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먼저 도착했다. 그곳에서 난민 신분으로 합법 체류할 수 있었지만, 이미 프랑스에 십년 넘게 정착해 있는 형과 함께 살기 위해 프랑스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가사마가 원할 경우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할 것이며 동시에 파리시의 소방관으로도 특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겨레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방관 특채 소식에 파리소방본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변인 가브리엘 플뤼는 <허프포스트> 프랑스판에 “그는 이타심을 보여줬으며 파리 소방관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그는 이미 우리 일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부대표 니콜라 베는 ‘우리 당은 가사마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그 외의 불법 이민자들은 즉각 추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는 <프랑스2>와의 인터뷰에서 “가사마의 용감한 행동은 매우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이걸 다른 쪽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좌파들은 항상 이런 걸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말리는 2012년 내전이 발발한 뒤 1년 동안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다음해 내전이 공식적으로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정치적 불안정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테러와 빈곤을 피해 말리를 떠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