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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이윤택·조증윤만 ‘구속’…나머지 미투 가해자들은 지금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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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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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올해 들어 우리 사회 전반을 강타한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촉발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은 형국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수십여 명에 달하는 반면 실제 처벌이 이뤄진 경우는 찾기 어려워서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정치계와 예술계, 체육계 등 모든 사회 영역으로 광범위하게 번졌다. 미투 폭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어떤 이는 숨어들었다. 또 일부는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의 열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진 틈을 타 반전을 꾀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사과 등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들은 김기덕 감독과 오태석 연출가가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 등에 대한 성추행ㆍ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연출계 거장으로 알려진 오 연출가도 성추행 의혹에 휘말렸지만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잠적했다.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아온 이오규 전 용인대 국악과 교수는 두 달여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가 최근 '억울하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 전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향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일부 제자와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교육 목적이었을 뿐 전혀 다른 의도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런가 하면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 보유자인 하용부 전 밀양연극촌장은 성폭행 논란 이후 인간문화재를 반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반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저자인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을 고소했다. 수업 도중 미투 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그는 2년 전 학생을 강제 추행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았다. 이후 하 교수는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한 달 후 입장을 바꿔 해당 학생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협박으로 고소했다.

배우 조재현씨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며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나 최근 복귀설이 돌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조재현 측은 당시 활동 복귀설을 부인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미투 운동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70여명에 대한 성폭력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중 21명에 대해선 정식 수사에 착수했고, 15명에 대해선 내사를 진행 중이다. 유명인은 각각 10명, 7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4명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이윤택 연출가와 조증윤 극단 번작이 대표뿐이다. 나머지는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더라도 정작 피해자를 접촉해보면 전면에 나서길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혐의를 확인해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이 같은 경우 조사를 강제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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