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치하 '소녀 가장' 삶 다뤄…아카데미상 후보로도 올라
애니메이션 '브레드위너' 중 한 장면. [아카데미시상식 홈페이지 캡처] |
졸리가 총괄 제작자로 나선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브레드위너'(breadwinner, 생계비를 버는 사람)다.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캐나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아일랜드 출신 여성 감독 노라 투메이가 연출을 책임지는 등 여성들이 각본과 제작까지 모두 도맡아 주목받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2001년 탈레반 치하에서 살아가던 11세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파르바나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아버지가 부당하게 체포된 뒤 어머니와 여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가장 노릇을 하게 된다. 당시 여성은 남자 친척이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파르바나는 남장을 한 채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졸리는 최근 이 영화 개봉 때 젊은 세대를 향해 다른 배경을 가진 이웃의 삶을 알아가면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소녀로 살기에 아프간만큼 힘든 나라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앤젤리나 졸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평소 소외당한 이들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졸리는 이번 작품 제작에서도 초기부터 깊게 관여했다. 작가인 아니타 도론이 초고를 작성할 때부터 지원에 나섰다.
졸리 등 제작진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아프간 화가와 음악가까지 고용했다.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아프간 언어인 다리어, 파슈토어로도 번역됐다. 지난 3월4일 아카데미시상식이 열리기 직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도 상영됐다.
졸리는 지난해 2월에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 시절의 난민을 다룬 영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를 연출해 선보인 바 있다.
이 영화는 크메르루주 정권 아래에서 가족들이 고통을 겪다가 미국으로 탈출한 당시 5살 소녀의 회고록을 스크린에 담은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는 1975∼1979년 공산주의 유토피아 사회 건설을 내세운 크메르루주 정권의 반대세력 숙청과 고문, 학살 등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170만∼220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졸리는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베트남에서 아이 셋을 입양했다. 2002년 입양한 큰아들 매덕스가 캄보디아 출신이다.
애니메이션 '브레드위너' 중 한 장면. [아카데미시상식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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