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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제발 그곳만은…” 투수-구장의 징크스, 악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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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프로선수에게도 징크스는 있기 마련이다. 특히 투수에게는 ‘그 구장’만 가면 이상하게 될 일도 안 풀린다.

지난 23일 LG 트윈스는 24일 잠실 NC다이노스전 선발 투수로 헨리 소사를 예고했다. 로테이션 상으로 따진다면 25일 수원 kt위즈전에 등판하는 게 맞지만, 소사가 수원구장 징크스가 있어 등판하기를 꺼려했다.

소사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통산 5경기에 등판해 22⅔이닝 36피안타 6볼넷 8탈삼진 2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9.93을 기록했다. 모든 구장 가운데 가장 좋지 않다. KBO에서 오래 뛰었던 만큼 여러 구장에서 다른 외인 투수에 비해 비교적 여러번 등판했지만, 수원에서는 유독 좋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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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소사가 수원 징크스에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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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투수들 역시 소사처럼 징크스가 있기 마련이다. ‘대투수’ 양현종(KIA) 역시 대구에서는 좋은 기억이 거의 없다. 그는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2경기에 등판해 2패 11⅓이닝 16피안타 3피홈런 6볼넷 4탈삼진 14실점(12자책) 평균자책점 9.53을 기록했다.

대구 시민야구장일 당시에도 2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 1패 평균자책점 12.86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등판 기록이 아닌, 2016시즌까지다. 이번 시즌에도 라이온즈파크에서 등판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고 지난 시즌 대구에서의 등판은 없었다.

유독 고척 스카이돔만 가면 고개를 숙이는 투수가 많다. 브룩스 레일리(롯데)는 고척에서 1승도 챙기지 못 했다. 4경기 선발 등판해 20⅓이닝 27피안타 2피홈런 8볼넷 25탈삼진 15실점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특별히 안 좋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레일리가 고척에서 등판할 때면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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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고척 넥센전에서 2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한승혁. 사진=김재현 기자


한승혁(KIA) 역시 고척만 가면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 16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선발 등판했지만 2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던 그는 고척돔에서 5경기 등판(1경기 선발)해 4⅓이닝 12피안타 1피홈런 6볼넷 3탈삼진 14실점 평균자책점 29.09을 기록 중이다. 주권(kt)도 고척돔 통산 평균자책점이 12.21이다. 시범경기에서 15실점을 했던 악몽도 있다.

구장이 아닌 ‘그 팀’을 만나면 유독 성적이 좋지 않은 투수도 있다. 장원준(두산)은 넥센전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8.13을 기록했다. 52이닝을 소화해 74피안타 44탈삼진 50실점(47자책)의 성적을 냈다. 이번 시즌 역시 넥센을 2번 상대했는데, 모두 패했다. 8⅔이닝 14실점으로 경기 내용 역시 좋지 못 했다.

이외에도 특정 요일에 등판하면 좋지 않다거나 하는 등 선수 각자의 징크스가 있다. 또한 이 팀을 만나면 유독 경기가 잘 풀리기도 한다.

좋든 나쁘든 ‘징크스’를 깨고 싶어한다. 얽매이고 신경이 쓰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징크스는 프로선수가 안고 가야 할 혹과도 같다. 경험 많은 감독 역시 징크스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다. 선수들이 이겨내길 바라지만 징크스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과거 현역 시절에도 징크스에 울고 웃는 선수는 많았다고.

김진욱 kt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를 해보면, 유독 컨디션이 안 좋거나 타이밍이 좋지 않을 때 그 구장을 가거나 상대를 만난다고 하더라. 또 잘 던지거나 많이 맞으면 그 기억이 나니까 괜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특정 팀에서 약하거나 구장에서 안 풀리는 경우는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 현역 시절에도 징크스가 있는 투수에게 어떤 말을 해줘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야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수천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yijun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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