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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71st 칸 중간결산②] 칸에 불어온 여풍(feat. 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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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 해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여성 영화인들의 연대. 이들의 모습은 7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칸영화제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었다. 여기에 '셀피'(셀프 카메라)를 찍지 못하게 막은 레드카펫과 스마트폰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프랑스의 거장 장뤼크 고다르의 모습 또한 색달랐다.

뜨거운 이슈를 모으는 경쟁 부문 초청작도,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스타도 볼 수 없다. 사전 언론시사를 폐지하고, 레드카펫에서 '셀카 금지' 조항을 넣으면서 영화제는 다소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그 서막을 열었다. 그렇지만 영화제가 진행될수록 활기는 찾았고, 무엇보다 여성연대의 힘을 통해 강직한 영화제로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칸영화제가 13일까지 달려왔다. 전반부의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단연 82명 여성 영화인들의 행진일 것이다. 12일 오후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에바 두너베이, 카냐 닌 등 경쟁 부문 심사위원과 배우 마리옹 꼬디아르, 셀마 헤이엑, 소피아 부텔라, 제인 폰타, 패티 젠킨스 감독, 작가, 제작자, 편집자, 배급담당자 등 여성 영화인 82명이 침묵하면서 레드카펫을 걸었다.



이들은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에바 허슨 감독의 '걸즈 오브 더 선' 공식 상영에 앞서 이 같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82명의 여성들은 1946년, 칸영화제가 개막한 이후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여성 감독의 수를 의미한다. 같은 시기에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남성 감독은 1645명. 71년을 이어온 칸영화제에서 턱없이 부족한 여성 감독의 작품 초청수를 꼬집었다. 실제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영화인은 1993년 '더 피아노'를 발표한 제인 캠피온 감독이 유일하다.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여성연대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했고, 칸영화제에서도 이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케이트 블란쳇은 "우리 모두는 독특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오늘은 진보를 위한 투지와 헌신의 상징으로 이 자리에 서있다"며 "우리는 오늘날 모든 산업의 여성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올해 칸영화제는 여성 영화인들의 권익을 중시하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마련,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칸영화제는 올해부터 성추행과 성희롱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을 개설하고, 각 부문 심사위원 과반수를 여성으로 배정했다.

이밖에도 칸영화제는 올해 레드카펫 셀피를 금지해 눈길을 끌었다. 레드카펫 중간에서 셀카를 찍기 위해 정체하거나 계단에서 추락하는 등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났고, 아예 셀피를 금지시킨 것.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 감독은 "레드카펫 위 셀피 때문에 동선이 어그러지고 불편을 야기한다. (셀피를 찍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으며 기괴하다. 영화에 대한 존중을 되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올해 영화제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진풍경이 연출됐다. 12일 장뤼크 고다르가 경쟁 부문에 초청된 '이미지의 책' 공식 기자회견을 스마트폰으로 진행한 것. 경쟁 부문에 초청됐지만 스위스에 사는 고다르가 불참했고, 이에 고다르가 스마트폰 화상통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재진이 한 명씩 전화기에 대고 질문을 하면 그가 답하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기자회견이 펼쳐졌다.

칸=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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