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빛의 정보값 늘려 양자정보학 활용하는 기술 개발
레이저 기기 전문기업 독일 트럼프사가 만든 레이저 용접기기. 빛을 통제하는 기술 중 하나인 레이저는 다양한 응용 분야를 낳았다.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빛 통제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 출처 트럼프사 |
16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빛의 날이다. 1960년 이날 처음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빛을 제어하기 시작한 것을 기념해 지난해 11월 제정됐다. 58년이 지난 지금도 과학자들은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제2, 제3의 레이저 기술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박현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와 박남규 교수팀은 빛이 지니는 정보 값을 늘려 양자정보학 등에 활용하는 새로운 이론과 기술을 개발해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0일자에 발표했다.
줄넘기 줄의 양 끝을 두 사람이 잡은 뒤 한 사람이 줄을 위아래로 흔들면 흔들림이 파장 형태로 반대편 사람에게 전달된다. 즉 파장의 전달 방향과 줄의 운동 방향이 수직이다. 이런 파장을 횡파라고 한다. 빛은 전형적인 횡파다.
빛은 양자역학적 성질 중 하나인 회전 특성(스핀)을 지니고 있다. 양자컴퓨터 등에서 정보 기록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성질이다. 스핀은 진행 방향과 나란한 방향이거나 진행 방향에 수직인 방향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한데, 진공 상태 빛에서는 진행 방향에 나란한 스핀 한 종류만 존재한다. 양자 특성을 정보로 활용하려면 가능한 한 정보가 많아야 하므로 이것은 큰 단점이었다. 박 박사팀은 사물을 새로운 질서에 따라 분류하는 수학 개념인 ‘위상’과, 빛을 굴절시키는 능력을 지닌 ‘메타물질’을 이용해 빛이 3차원의 다양한 스핀을 지니게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서로 다른 위상 정보를 지닌 메타물질을 결합한 뒤 여기에 빛을 통과시켜 빛이 갖는 스핀의 특성을 변화시킨 것이다.
유선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는 박 교수와 함께 빛의 정보 전달력을 높여줄 또 다른 기술도 개발했다. 빛을 렌즈로 굴절시키면 빛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지만 위상 정보가 망가지는 한계가 있었다. 유 박사는 빛의 세기와 위상 정보를 각각 따로 처리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위상 정보를 보존하면서 빛을 모으거나 휘는 데 성공했다. 박 교수는 “보안검색 등을 위한 전파(테라헤르츠파)를 만들 때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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