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3명의 슈퍼히어로 출연. 이는 필연적으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낸다. 색다른 조합으로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분배되지 못한 매력은 아쉬움을 안겼다. 진정한 '마블의 클라이맥스'(어벤져스4)를 위한 초석 다지기로도 보였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다.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10년간 18편의 영화를 통해 개성 넘치는 슈퍼히어로를 선보이며 거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구축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개별적인 슈퍼히어로를 한 화면 안에 담으며 마블 세계관을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했다. 지난 2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 시리즈 3탄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규모 면에서는 가히 '역대급'이다.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마블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다만, 욕심이 과했던 걸까. 캐릭터들은 제 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고, 실질적 주인공이었던 '빌런' 타노스의 사연 또한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는 아이언맨, 토르, 헐크, 블랙 위도우 등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은 물론 블랙팬서, 가오갤,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등 그간 마블에서 선보였던 약 23명의 히어로가 출동한다. 이들은 우주의 절반을 파괴하고 질서를 다시 세우기 위해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며 위협을 가하는 타노스에 맞선다.
◇ '어벤져스', 다시 한 번 철학을 담다
마블스튜디오는 영화를 공개하기에 앞서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신신당부했다. 그만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시작부터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최강 빌런 타노스가 있다. 2012년 '어벤져스'를 통해 처음으로 등장한 타노스는 로키에게 치타우리 군단을 넘겨줘 그를 조정했다. 그리고 2014년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에서 가모라와 네뷸라를 전사로 키운 양부로 등장했다. 인피니티 건틀렛을 끼우고 인피니티 스톤을 하나 둘씩 차지해가는 타노스의 모습은 위력적이다. 헐크, 토르,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캡틴 아메리카 등을 압도하는 타노스의 목적은 뚜렷하다. 고향이었던 타이탄이 인구 과잉으로 멸망한 걸 본 타노스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이를 해결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에서 촉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로 이어진 '슈퍼히어로 등록제'로 신념과 철학이 부딪힌 어벤져스 멤버들의 모습으로 자유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면 이번에는 타노스의 위험한 발상의 끝을 통해 또 다른 철학을 사유한다.
◇ 따라갈 수 없는 스케일...우주부터 와칸다까지
남다른 스케일과 전투 장면은 마블 슈퍼히어로 무비의 강점이다. 여기에 '마블표 유머'도 적절하게 녹아있어 웃음을 유발한다. 눈코뜰새 없이 슈퍼 히어로가 쏟아져 나온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등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활약한 히어로들이 전원 컴백한다. 여기에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스타로드(크리스 프랫)를 비롯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까지 몸집이 한층 커졌다. 토르가 우주에서 가오갤 멤버들을 만나고, 아이언맨이 지구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조우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와칸다 제국으로 블랙팬서를 찾아간다. 영화는 새로운 행성과 은하계는 물론 뉴욕, 와칸다 왕국 등을 오간다. 이번 시리즈의 부제인 '인피니티 워'(무한 전쟁)에 걸맞게 스릴과 타격감 넘치는 액션신(scene)이 끊임없이 펼쳐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 클라이맥스를 위한 발판이길...
'어벤져스3'는 마블 스튜디오가 10주년을 맞아 내놓는 신작으로 '마블의 클라이맥스'라는 타이틀로 홍보가 됐다.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3'는 클라이맥스로 가기 위한 발판처럼 느껴졌다. 먼저 23명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기에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마저 짧았다. 새로운 어벤져스 조합과 새로운 장소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마치 이를 소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것은 타노스였다. 타노스와 수양딸인 가모라와의 관계, 타노스가 왜 우주의 반을 차지하려고 하는지 등의 내용이 돋보이지만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자행하는 타노스이기에 이 같은 사연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관객들 또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결말은 내년 개봉하는 '어벤져스4'를 위한 완벽한 디딤돌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허무하기도, 가슴 아프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뜨면 안 된다. 쿠키 영상이 있다. 아쉽게도 하나다.
25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49분.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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