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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지난해 데이트폭력으로 숨진 여성 42명…이틀에 한명 살해 위협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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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배우자·애인에게 살해당한 여성 최소 83명
범행 동기 1위는 "헤어지자는 말에 화나서"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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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해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8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배우자 관계에서 살해당한 여성이 41명, 데이트 관계에서는 42명이 살해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03명이었으며 피해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도 최소 55명에 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최소 1.9일의 간격으로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는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혼인이나 데이트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살인범죄의 피해자 연령을 살펴보면, 40대가 24%로 제일 높았고, 다음으로 50대가 20%, 20대가 18%, 30대가 17% 순으로 집계됐다.

데이트관계의 남성에 의한 살인범죄의 연령대별 피해여성의 수는 20대와 40대가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 21명, 50대 17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10대에서도 6명이나 살해당했다.

가해자가 진술하는 범행동기에 따른 피해자 현황을 살펴보면, 피해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66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경우가 43명,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서’가 24명, ‘자신을 무시해서’가 16명, ‘성관계를 거부해서’가 3명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 2009년부터 9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를 파악한 결과 최소 824명 살해됐고,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142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국가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범죄통계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며 “언론보도를 통해 개별적인 사건, 파편화된 통계로밖에 알 수 없는 여성살해의 현실은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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