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총선에서 반난민 극우 민족주의 성향 집권 여당 승리,
‘21세기형 독재자’로 꼽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 3연임 성공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도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정당 득세 가능성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집권 피데스와 기독민주국민당(KDNP) 연합은 48.5%의 득표율(개표율 93%)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의석 199석 중 133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이 가능한 의석수 3분의 2에 해당하는 압승이다. 오르반 총리는 압승이 확정되자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근처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이겼고, 헝가리도 이겼다. 우리는 헝가리를 지킬 기회를 얻었다”고 기뻐했다.
이날 투표율은 69.3%로 2010년(61.7%), 2014년(61.2%)에 비해 높았다.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막상 개표함을 열자 농촌 여당 지지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2014년 총선 때의 득표율(44.8%)을 넘어섰다.
오르반 총리의 승리로 지난해 9월 독일 총선 이후 오스트리아 체코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정당이 승리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극우 열풍은 유럽에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헝가리 선거 결과를 본 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의 극우정당 대표들은 저마다 SNS에 오르반 총리의 승리를 축하하며 기뻐했다.
‘이슬람 무슬림 침입의 수호자’로 자임하는 오르반 총리의 승리로 유럽연합(EU)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과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는 서유럽 사이의 분열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 집권했던 사회민주당과 헝가리를 위한 대화 연합은 9석이 더 줄어든 20석에 그쳐 유럽 내 중도좌파 계열의 부진의 기조 역시 이어졌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