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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OSEN '오!쎈 테마'

[오!쎈 테마] ‘미세먼지 공습’ KBO, 일정-흥행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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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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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평온한 가운데 경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SK와 삼성 선수들은 경기 시작 30분 전이 되자 그라운드로 나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관중들도 삼삼오오 자리에 앉아 잠시 후 시작될 경기를 기다렸다.

비는 오지 않았다. 바람이 조금 불고 조금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정상적인 경기 개시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 15분 정도를 남기고 갑자기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는 장내 방송이 나왔다. 선수들은 구단으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약간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철수를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해 경기장을 쉽게 뜨지 못하는 관중들도 적지 않았다.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구장 풍경이었다.

6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잠실(NC-두산), 수원(한화-KT), 인천(삼성-SK) 경기는 조금의 시차를 두고 연이어 취소됐다. 비가 오지도 않았고, 바람이 강풍 기준을 넘어선 것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맑은 하늘에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세심히 따져보면 전혀 멀쩡한 하늘이 아니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서울 지역에는 역대 첫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서울에 2시간 앞서 인천과 경기 지역도 경보가 울렸다.

올해 들어 내륙에 처음으로 황사가 관측된 이날 잠실야구장 인근의 미세먼지농도는 무려 377㎍/㎥까지 치솟았다. 수원도 취소될 당시의 농도는 340㎍/㎥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고, 인천도 306㎍/㎥까지 올랐다. 이런 날씨에 뛰어야 하는 선수들도 문제였지만,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관중들을 생각해도 문제였다. 이날 취소를 결정한 경기감독관들은 한결같이 “관중들의 건강도 고려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KBO는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지난 2016년 미세먼지로도 경기를 취소시킬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 농도가 150㎍/㎥를 넘기면 경기 진행 여부를 놓고 논의를 할 수 있다. 아직 취소의 어떠한 절대적인 기준치는 없다. 여기에 그날의 기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만 6일처럼 300㎍/㎥가 넘는 날에는 앞으로도 경기 취소가 진지하게 고민될 가능성이 높다. 성인도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야 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300㎍/㎥의 미세먼지농도 수치가 나오는 날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 다소 여유가 있다. 다만 미세먼지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봄철에는 황사와 맞물려 몇 차례 더 위기를 몰고 올 가능성도 있다. 적잖은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온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로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미세먼지는 KBO 리그 일정과 흥행에도 큰 영향을 준다.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관계로 리그가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쉰다. 시범경기 일정을 줄이면서 리그를 일찍 시작한 이유다. 그러나 날씨 탓에 취소되는 경기가 많아지면 추후 일정을 짜기가 어려워진다. 포스트시즌이 너무 늦게 시작되면 여러 방면에서 문제가 생긴다.

관중 동원에도 부정적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수치가 높은 날은 팬들이 바깥 나들이를 자제하고 있다. 4~5시간을 외부에 있어야 하는 특성상 프로야구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특히 마케팅의 주 타깃인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래나 저래나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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