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보복 두려워 거처 옮겨
경찰이 최근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 데이트폭력 가해자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진경찰서의 한 형사는 27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부산 데이트폭력 사건이 일어난 직후 가해자 A(19)씨를 구속했고 26일 검찰에 송치했다”며 “앞으로 검찰이 이번 사건을 수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부산지방검찰청은 앞으로 A씨가 피해여성 B(19)씨에게 다른 데이트폭력을 가하지는 않았는지, 다른 데이트폭력 피해 여성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A씨에게는 감금치상 혐의가 적용됐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사람을 감금해 상해에 이르게 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문제는 A씨가 출소 후 B씨에게 보복을 가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 현재로선 사실상 없다는 것. 현재 법적으론 A씨의 경우 감금치상 혐의를 재판부가 인정해 판결하는 것만큼 형사처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접근금지 명령을 내릴 수도 있지만 A씨가 이를 지키지 않고 B씨에게 가서 보복 폭행을 가하면 이에 대해 또 형사처분하는 것 외엔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이런 이유로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출소 후에도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를 법률로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거처도 옮겼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40분쯤 부산 ○○구에 있는 여자친구 B씨의 집에 찾아가 폭행하고 기절한 B씨의 옷을 벗긴 후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에 끌고 가 감금한 상태에서 다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눈 주변과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에 금이 갔다.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두 사람은 석 달 정도 연인 사이였고 최근 B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A씨가 B 씨의 집에 찾아가 폭행했다.
B씨는 피멍이 든 자신의 얼굴과 속옷만 입고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A씨에게 끌려나가는 장면이 담긴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CCTV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로 인해 27일 하루 종일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부산 데이트폭력’이 상위에 랭크되는 등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페이스북 게시물엔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A씨가 B씨에게 휴대전화로 보낸 압박성 문자 메시지의 캡처 화면도 있다.
메시지는 "도와줄꺼지? ㅇㅇ야??", "전화안받고뭐해", "나베터리도없는데...", "잘말해줄꺼제", "내구속됐다", "아픈거빨리낳고", "다른남자만나지마리ㅡㅡ", "미안해공주야" 등 10건이 넘는다.
B씨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A씨는)체포된 뒤에 조서를 쓸 때 저한테 잘 말해 줘야 된다고. 체포되기 전에도 저보고 잘 말해 주지 않으면 저도 죽이고 자기도 죽을 거라고 협박을 했다”며 “(A씨는)학생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안 한다. 나보고 흥신소를 사용해서라도 나를 찾아낼 거라고 했다”며 A씨가 무직임을 밝혔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경찰이 엘리베이터 CCTV 영상 등 명백한 증거자료를 제시하자 혐의를 시인했다.
이광효 기자 leekhy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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