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재조사…"정치인에 성추행 당해, 정신병 약 먹어" 과거 수사 기록 공개

[스포츠투데이 오효진 기자] 장자연 관련 재조사 가능성이 제기되며 과거 장자연 수사 기록에 대한 대중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장자연은 지난 2009년 3월 당시 30세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신인 여배우다. 고인은 사망 전 유력 언론사 사주와 방송사 PD, 경제계 인사 등에게 술과 성을 접대했다는 기록을 남겨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월 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고(故) 장자연의 수사 기록을 단독 입수한 뒤 손석희는 "장자연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꽤 많은 분량인데 분석을 해보니, 어머니 기일에 술접대에 나서면서 눈물을 토로한 장 씨의 상황부터, 소속사 대표의 폭행이 두려워 술자리에 나갔다는 동료 진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기자는 2009년 검찰이 확보한 이른바 '장자연 문건' 사본을 확보 했다고 밝히며 "문건 곳곳에 '술접대를 강요받았다'는 표현이 등장한다"면서 "2008년 10월, 서울 청담동 한 유흥주점에서 열린 술자리, 이 날은 장씨 어머니 기일이었다. 전 매니저 김모 씨 진술에 의하면 장자연 제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술접대 자리에 불려나가 서러운 마음에 차안에서 눈물을 보이며 신세를 한탄했다"고 말했다.

기자는 "김모 씨에 대한 재판 당시 동료 연예인 윤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소속사 대표가 부른 접대 자리만 40여 차례라고 밝혔다. 윤모 씨의 증언에 의하면 故 장자연이 술접대가 싫다고 토로하는 자신에게 '너는 아직 발톱의 때 만큼도 느끼지 못했을 거다'로 말하기 까지 했다"면서 술접대 자리에 있던 정치인 A씨가 장 씨를 성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특히 당시 故 장자연은 소속사 대표가 자신의 지인에게 '내가 나이 든 사람과 만난다는 등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다' '사장님은 이 바닥에서 나를 발 못 붙이게 조치를 다 취했다'고 말한 사실도 공개됐다. 이후 장 씨는 "정신병 약으로도 스트레스 받은 게 해결이 안 된다"며 압박과 함께 힘든 심경도 토로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 10일 방송된 JTBC NEWS 아침 & 생방송' 고(故) 장자연이 소속사 대표로 부터 폭행을 당했단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 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는 장자연 진술서 중에 '방안에 가둬 놓고 손과 페트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때렸고 온갖 욕설로 구타를 했다'는 부분을 지적 하면서 "장자연 지인 이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자연이 눈에 멍이 좀 들었고, 방안에서 1시간 가량 울었다고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장자연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4일 전 소속사 관계자와의 통화에서도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김 대표가) 저를 때린 적도 있고, 욕하는 건 기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을 험담 한 것에 화가나 페트병으로 머리를 툭툭 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며 "검찰은 김 씨의 폭행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을 술 접대 강요 혐의와는 연관 짓지 않았다. 하지만 장자연과 술자리에 자주 동석했던 신인 배우 윤 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한편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위원장 김갑배)는 지난 26일 열린 9차 회의에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검찰에 권고하기로 잠정 의견을 모았다. 과거사위에서 사전조사 대상 권고를 하면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에서 과거 수사기록을 대상으로 당시 수사에 문제가 있었는지 사전조사를 한다. 이후 재조사 여부가 결정된다.

장자연 사건의 경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만큼 재수사는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당시 검찰 수사라인이 직무를 유기했는지는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효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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