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210여명 태우고 이탈리아 시칠리아 항만 도착 예정
스페인 자선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의 라우라 라누차 대변인은 "리비아 해안에서 73마일 떨어진 공해상에서 난민들을 구조하던 우리 선박에 지난 15일 무장한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접근해 난민들을 내놓지 않으면 발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월 리비아 연안에서 스페인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에 의해 구조된 난민들 [AP=연합뉴스] |
프로악티바는 리비아 측의 이런 요구를 거절했고, 얼마 간의 대치 끝에 리비아 해안경비대 선박은 현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의 창립자인 오스카 캠프스는 이 과정에서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경고 사격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여성과 아이 등 21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이 타고 있는 프로악티바의 선박은 리비아 해안경비대와의 대치가 마무리된 뒤에도 어떤 유럽 항만에도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해 하루 이상을 더 바다에서 기다렸고, 16일 밤 늦게 이탈리아 측으로부터 입항 허가가 떨어짐에 따라 17일에야 이탈리아 시칠리아 항만에 도착할 예정이다.
입항이 늦어진 탓에 몸이 아픈 생후 3개월 난 아기와 이 아기의 엄마는 몰타로 먼저 이송됐다.
이탈리아 정치인이자 인권전문가인 루이지 만코니는 NGO의 난민 구조선과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공해상에서 대치한 이번 사건이 "거의 해적 행위에 가깝다"며 리비아 측을 비난했다.
2014년 이래 6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유입되며 큰 부담을 떠안아온 이탈리아는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작년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 활동을 측면 지원해 왔고, 이 덕분에 작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 수는 전년 대비 3분의 2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지중해 난민구조 NGO들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리비아에 발이 묶인 채 폭행, 고문, 강간, 강제 노역 등 인권 유린에 처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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