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세종시 아니라 제주도라도 기획재정부 선택했을 것"

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
원문보기

"세종시 아니라 제주도라도 기획재정부 선택했을 것"

서울맑음 / -3.9 °
[[인터뷰]55회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합격자 이정혁 신임사무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어디서 시작하느냐는 중요치 않아요. 제가 꼭 오고 싶었던 부서에 배치 받았으니 열심히 할 일만 남았습니다."

지난 2일부터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로 출근한 이정혁 사무관(27·사진)은 55회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합격자. 지난달 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수료한 뒤, 기획재정부에 지원했다. 다음 달 중으로 세종시 이전을 마쳐야 하는 재정부에 배치된 이씨는 사실상 '세종시 1기'가 되는 셈이다.

이 사무관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지난 해 말 시험에 최종합격했다. 경제학에 흥미를 느껴 이 공부를 계속할 길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재정부가 떠올랐고,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됐다는 것.

지난 2006년 말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한 이 사무관은 중간에 군대도 다녀왔다. 시험 준비 중 재정부 세종시 이전 계획을 들었을 때의 심정을 묻자 이 사무관은 "재정부가 세종시가 아니라 제주도에 간다고 해도 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재정부에서 경제 관료가 되고 싶어서 고시공부를 시작했고, 세종시 이전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순위로 희망한 재정부에 배치받자마자 충북 오송에 원룸도 구했다.


재정부는 올해 이 사무관을 포함해 교육원 수료성적 기준 상위 1~3등을 독차지하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재정부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신임사무관 수석을 독차지해왔는데, 지난해 수석이 서울에 잔류하는 금융위원회를 지원해 화제가 됐다.

그 역시 금융위원회를 놓고 잠시나마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토박이라는 이 사무관은 "어머니가 '서울에서 좀 더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며 금융위를 권하셨다"고 말했다. 졸지에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여자친구 역시 이 사무관이 "주말마다 KTX를 타고 올라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세종시 행을 허락했다. 그는 "달래느라 힘들었다"면서 "가급적이면 주말엔 서울에 가서 부모님,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웃었다.

이 사무관은 재정부에 배치 받은 34명의 동기 사무관들도 벌써부터 세종시 근무를 대비해 준비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미혼인 관계로 오송 등 주변지역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거주처로 고려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이 주거문제를 해결했다고 귀띔했다.


이 사무관은 "세종시도 조만간 살기 좋은 도시로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재정부에서 많이 배우고 노력해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도움이 되는 경제 관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핫이슈]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실적분석
[book]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배소진기자 sojinb@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