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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투산(미 애리조나주), 최익래 기자] "경쟁이 치열한 건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그 수준이 조금 더 높다". NC 선발진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NC는 올 시즌 마운드 곳곳에 메스를 댔다. 1군 진입 첫해부터 함께 한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는 물론 지난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이었던 제프 맨쉽과도 작별했다. 그 자리는 로건 베렛과 왕웨이중이 채웠다.
외인 두 명이 축을 잡으면 남은 세 자리는 무한 경쟁이다. 후보만 여섯 명이다. 지난해 맹활약한 '영건 듀오' 장현식과 구창모는 물론, 부침을 겪었던 이재학과 최금강도 절치부심 중이다. 거기에 미완의 대기 정수민과 이형범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섯 명이 세 자리를 두고 펼치는 2대1의 경쟁인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 운영에 대해서는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큰 신뢰를 보낸다. 전적인 결정은 감독의 몫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최 코치의 의사를 반영한다. 최일언 코치는 올해 선발진 경쟁을 두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경쟁이야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수준이 문제다. 지난해보다 경쟁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
사실 갑자기 등장한 새 얼굴은 없다. 구창모와 장현식은 물론 최금강, 이재학은 NC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이형범과 정수민도 1군 경험을 쌓았던 자원이다. 어디서 갑자기 등장한 선수가 아니다. 이들이 최 코치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건 겨우내 몸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 코치는 그 중에서도 이재학에게 주목 중이다. 이재학은 2013년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히 날아올랐다. 이후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을 기록했지만 성장세는 더뎠다. 여기에 지난해는 28경기에 등판해 5승7패, 평균자책점 5.67로 고개를 떨궜다. NC 이적 후 가장 적은 이닝을 던졌으며, 4년 연속 10승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올해는 다른 각오다. 이재학은 "지난해 안 좋았으니 이제 잘할 때다. 아프지 않고, 겨우내 운동을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일언 코치 역시 이재학을 칭찬했다. 이재학이 부진할 때면 매번 호되게 꾸짖기도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밸런스가 잡혀서 왔다. 2013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외인 두 명 다음은 바로 이재학이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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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이형범이다. 이형범은 지난 시즌 초반, 구원등판했던 10경기에서 무자책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다. 이후 4차례 선발등판에서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하며 퓨처스리그에 내려갔지만, 가능성은 보여줬다. 최일언 코치가 이형범을 주목하는 이유는 하나. 최 코치가 지향하는 바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코치는 언제나 축이 되는 발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흔히 말하는 하체 밸런스다. 이 부분에서 완전히 달라졌기에 최일언 코치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나란히 10승에 근접했던 장현식과 구창모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최일언 코치는 "자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 긴장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좋아지긴 했다. 지난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일언 코치는 "결국 1군 엔트리에 투수는 12명이다. 6선발은 고민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선발투수는 다섯 명이다. 캠프에 온 25명 중 12명을 추리는 일이 힘들 것 같다"며 앓는 소리 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행복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 /ing@osen.co.kr
[사진] 이재학-최금강-구창모-장현식(위). 이형범-정수민(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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