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D 보고서…"빈국 성장하면 중진국 될 때까지 이민 오히려 증가"
유럽연합(EU) 내부에서 온도 차가 있지만, 그동안 EU 난민 정책의 기본 골격은 아프리카 빈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난민유입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것이다.
EU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연합(AU)과의 정상회의에서 2020년까지 아프리카에 440억 유로(약 58조6천억원)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대규모 이주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아프리카의 강력한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못사는 나라가 성장하면 중진국이 될 때까지 오히려 이민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민억제에 집착할 게 아니라 이민자를 잘 활용해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민간 정책연구기관 글로벌개발센터(CGD)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EU는 아프리카 인구 증가로 불가피한 장기간의 인구 이동을 단순히 저지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다룰 것인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마이클 클레먼스는 "빈국이 중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이민이 줄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으며 실제로는 반대다"라면서 "1960년대 빈국이었다가 점차 성장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진국이 될 때까지 이민율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세기 초 스웨덴과 6·25 전쟁 후 한국 등을 예로 들었다.
중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민율이 늘어난 것은 유아 사망률 감소에 따른 노동활동인구 증가, 더 나은 교육에 따른 여행 열망과 능력 고조, 비자 발급이나 밀항 비용을 댈 수 있는 자금력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민정책연구소의 한 분석가는 "이미 떠난 동료들이 있고, 일단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찾는 데 선호되는 전략이 이민이 돼버리면 다른 선택을 고려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클레먼스는 "유럽 정책 결정자들은 2050년까지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8억명으로 추산되는 노동자 증가로 인한 전례 없는 인구 물결의 충격을 부분적으로 흡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레먼스는 또 "그 흐름이 멈출 것이라고 상상할 게 아니라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 치매 환자 돌봄 서비스에 종사할 아프리카 이주민 출신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리비아 해역서 난민구조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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