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장거리 여왕' 김보름의 부진? 진짜는 매스스타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변수 많은 매스스타트, 잘 준비하겠다"

강릉=CBS특별취재팀 송대성 기자

노컷뉴스

'매스스타트 잘 준비할게요'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이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3,000m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훈련이라 생각해요."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김보름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능력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김보름은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 출전, 4분12초7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18위를 기록했다.

'장거리 여왕'이라는 칭호를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기록이다. 김보름은 지난해 2월 이곳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개인 최고인 4분3초85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하지만 부상이 김보름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2017-2018 ISU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 예선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 월드컵 3, 4차 출전을 강행해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역시 부상을 안고 나섰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 김보름은 당초 이 종목 출전권 예비 2순위였지만 출전권을 갖고 있던 러시아 선수가 불참하면서 출전권을 얻게 됐다.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 등 2개 종목 출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던 김보름은 선수촌 입촌일도 바꿔가며 결국 경기에 나섰다. 사실상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경기를 마친 김보름은 "기록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이 경기만으로 김보름의 부진을 논하기는 어렵다. 3,000m는 그의 주 종목이 아니다. 진짜 승부는 매스스타트부터이기 때문이다.

노컷뉴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에서 새롭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처럼 레인을 구분하지 않고 여러 선수가 동시에 달려 경쟁하는 종목으로 경기와는 다른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김보름의 주 종목이기도 하다.

김보름은 지난 2016-2017시즌 매스스타트에서만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은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그의 기량을 생각한다면 이 종목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보름의 눈도 매스스타트를 향해 있었다. 그는 "나에게 중요한 건 매스스타트다. 급하게 3,000m에 나선 만큼 하나의 훈련으로 생각하겠다. 이 종목과 매스스타트는 다리기 때문에 괜찮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보름은 오는 21일 팀 추월 경기에 출전한다. 주력 종목인 매스스타트 경기는 24일에 열린다. 그는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에게 2주라는 시간은 부족하다. 체력을 올리기에 시간이 짧다"며 "컨디션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포인트를 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계대상은 따로 없다. 모든 선수가 김보름의 라이벌이다. 그는 "매스스타트는 워낙 변수가 많은 경기다. 전부다 경계해야 한다"고 긴장의 끈을 조였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만큼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김보름은 "출발선에 섰을 때 (관중들이)이름도 불러주고 응원해주셨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