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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이탈리아 체류 난민 1만여 명, 임시 거주지서 비참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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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보고서 발표…"열악한 상황 개선돼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난민 문제가 내달 4일 실시되는 이탈리아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난민 가운데 약 1만 명이 버려진 건물 등 임시 거처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의 난민 거주 방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고 "2016∼2017년 사이 이미 자격을 인정받았거나, 자격 심사를 기다리는 난민 최소 1만 명이 국가가 관리하는 정식 난민센터에서 배제된 채 도시 외곽이나 시골의 임시 거처에서 열악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가기 위해 알프스 산악 지대로 향하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 [AFP=연합뉴스]



이들 가운데 약 절반은 버려진 건물을 점거한 채 생활하고 있었고, 3분의 1은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접경 도시의 기차역 주변, 공원 등에서 사실상 노숙을 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텐트와 판잣집, 컨테이너 등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임시 거주지에 살고 있는 난민의 45% 가량은 전기, 식수, 의료 서비스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MSF는 덧붙였다.

MSF는 또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알프스 산맥을 넘어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려다가 사망한 난민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2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MSF는 "이탈리아의 난민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도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14년 이래 지중해를 건너 아프리카, 중동에서 이탈리아로 유입된 난민은 현재까지 약 63만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으나, 아직 2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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