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소녀 토막살해 난민에 복수”/ 파시즘 극우 청년 범행동기 ‘반향’/ 내달 총선 앞두고 ‘反이민’ 쟁점화/ 우파연합 “집권 시 60만명 송환”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중부 마체라타 시내에서 차를 몰고 다니다가 흑인에게 총을 쏜 루카 트라이니(28)에게 뜻밖의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이민자 6명이 다쳤는데, 파시즘을 추종하는 트라이니의 변호를 맡은 잔카를로 줄리아넬리 변호사는 “트라이니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길을 가지 못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이탈리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징후”라며 “난민 문제 해결에 실패한 것은 정치인들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트라이니는 마체라타에서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18세 소녀 파멜라 마스트로피에트로를 살해한 용의자로 마약 밀매업자로 알려진 29세의 나이지리아 출신 난민이 지목되자, 이에 대한 복수로 흑인을 조준 사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라디오를 통해 나이지리아인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복수하기 위해 난민들을 겨냥해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파시즘과 나치즘 신봉자인 트라이니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극우정당인 북부동맹(LN) 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다음달 4일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난민 통제 강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북부동맹은 최근 동맹당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동맹당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트라이니를 만난 기억이 없다”면서도 “모든 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은 이탈리아를 가득 채운 불법 이민자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맹당 등과 우파연합을 결성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난민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적 폭탄”이라며 집권 시 60만명의 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침착함과 책임감을 갖자고 촉구했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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