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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왜 고개 숙이나” 박항서 발언, 베트남 고교 논술주제로 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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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그야말로 전설이 되고 있다. 이번엔 박항서 감독이 결승전 패배 후 선수들에게 해준 말이 베트남 고교 논술주제로 출제됐다.

우승보다 준우승의 여운이 더 오래 남는 모습이다. 마치 조조와의 싸움에서 끝까지 투쟁하다 영웅적으로 전사한 관우처럼, 결승전의 아쉽지만 후회없는 패배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더 큰 감동과 파문을 주고 있는 듯하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배한 뒤 풀이 죽은 선수들에게 호령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왜 고개를 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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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27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결승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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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리더십을 완결지은 이 발언은 베트남 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결승전 패배 후 풀이 죽어 있던 선수들은 기운을 되찾았고, 자국 국기를 들고 관중석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던 베트남 팬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선수들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자국에서 TV로 역사적 명승부를 지켜봤던 베트남 국민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결국 경기에서 졌지만, 베트남 국민의 마음을 얻은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대대적인 환영 퍼레이드가 준비됐고, 선수들이 타는 퍼레이드용 2층 버스에는 박항서 감독 전신 그림이 그려졌다.

그 여운은 지금도 베트남에서 현재진행형이다.

1일 베트남 매체 ‘징’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시의 다오 손 타이 고등학교 논술주제로 박항서 감독이 결승전 패배 후 했던 말이 제시됐다.

다오 손 타이 고교 11학년(한국의 고2) 문학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응우옌 투 트랑 교사는 최근 학생들에게 ‘박항서 감독이 결승이 끝난 후 선수들에게 한 말에 대한 생각을 서술하라’는 논술 시험을 출제했다.

축구팬으로 알려진 트랑 교사는 이 말을 통해 제자들의 애국심과 단결정신을 고취하려고 했다고 한다. 또한 최선을 다했을 경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결코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었다.

학생들은 답안을 어떤 식으로 작성했을까. 학생들의 3분의 2는 트랑 교사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한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선수들이 패배 후 왜 고개를 숙였는지에 대해서도 나름의 생각을 표현했다. 이 학생들은 우승을 하지 못해 9000만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을 거라고 짐작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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