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황금세대, 기적은 계속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황금세대'의 기적은 계속된다.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카타르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베트남은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의 승자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믿을 수 없는 기적이다. 베트남은 그동안 아시아 축구의 변방으로 평가받았다. 국제무대는 물론, 아시아 무대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U-23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베트남이 오랜 기간 투자를 아끼지 않은 '황금세대'였다. 하지만 기대한 바와는 달리 국제무대에서는 아직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이 달라졌다. 지난 10월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U-23 사령탑까지 겸임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대진은 순탄치 않았다. 조별리그부터 한국, 호주 등 아시아의 강호들과 만났다. 한국과의 1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통해 호주를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하더니, 시리아를 상대로 득점 없이 비기며 1승1무1패의 성적으로 당당히 8강에 합류했다.

8강 진출 이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감독과 선수들 모두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8강에서 우승후보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더니, 4강에서도 전승 행진을 달리던 카타르의 덜미를 잡았다.

결승에 선착한 베트남은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의 승자를 미리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베트남 축구가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만약 한국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박항서 감독과 김봉길 감독의 용병술 대결도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화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U-23 대표팀이 결승전에서도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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