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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라이벌열전] 동계 철인경기 바이애슬론과 그 벽에 도전하는 귀화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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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1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30일을 앞둔 10일부터 [라이벌열전]을 연재합니다. 4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맺는 자리인 올림픽에서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숱한 라이벌들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습니다. [라이벌열전]에서는 각 종목에서 세계 정상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의 한판 승부, 최강자에 도전장을 내미는 태극전사들의 열정까지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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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철인경기'로 통하는 바이애슬론은 아직 거리감이 있는 종목이다. 그 높은 벽에 도전하기 위해, 랍신을 비롯한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 삼총사가 나선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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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biathlon)은, 하계 올림픽의 트라이애슬론(수영+사이클+마라톤)이나 근대 5종(사격+펜싱+수영+승마+육상)과 견줄 수 있는 동계 철인경기다.

'만능 겨울스포츠맨'을 가리는 종목인 만큼 동계 종목과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한국에서는 대중적 인기가 높지 않고 선수 저변도 넓지 않다. 그러나 동계 스포츠가 일상생활 가까이에 있는 북유럽에서는 인기종목이다. 종목의 기원을 떠올리면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눈이 많은 북유럽의 사냥꾼들에게 스키는 중요한 이동수단이었고 그렇게 움직인 뒤 총을 쏴서 사냥감을 포획하던 형태가 이 종목의 모티브였다. 이를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군대에서 훈련과 전쟁 시 차용하게 됐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룰을 갖춘 스포츠로 발전한 게 바이애슬론의 출발인데, 올림픽에서도 그 후손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애슬론은 1960년 미국 스쿼밸리에서 열린 제8회 올림픽부터 남자 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1992년 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여자 경기도 함께 펼쳐지고 있는데, 독일(45개)과 노르웨이(35개) 그리고 러시아(24개) 등에서 많은 메달을 가져갔다.

최고 스타는 '바이애슬론의 전설'로 불리는 노르웨이의 올레 아이나르 뵈른달렌이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2014 소치 올림픽까지 총 5번의 올림픽 동안 설원을 누빈 뵈른달렌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총 13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이는 종목을 통틀어 동계 올림픽에서 한 사람이 획득한 최다메달이다.

참고로, 1974년생으로 44세인 뵈른달렌은 이번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자신의 올림픽 커리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끝난 IBU(국제바이애슬론연맹) 월드컵 5차 남자 개인 종목에서 42위에 그치는 등 뚜렷한 기량 저하를 보여 출전을 보장할 수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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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최강자로 꼽히는 프랑스 출신의 푸르카드.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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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른달렌이 지는 별이라면 '현재의 왕'은 단연 프랑스의 마르탱 푸르카드(30)다. 푸르카드는 2010-11년 시즌 월드컵 랭킹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2016-2017시즌까지 6시즌 동안 단 한 차례도 정상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따냈던 푸르카드는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했으며 이번 평창 대회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여자부에서는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아나스타시야 쿠즈미나(34)를 주목해야한다. 러시아 출신으로 지난 2008년 슬로바키아로 귀화한 쿠즈미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0 소치 올림픽에서 거푸 금메달(스프린트)을 획득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영웅' 추앙을 받고 있는 국민적 스타다.

바이애슬론 강국 독일에서도 손꼽히는 로라 달마이어(25)는 전성기를 달리는 선수. 이제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이미 '바이애슬론 여왕'이라는 수식을 받고 있는 달마이어는 지난해 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달마이어는 평창올림픽에서 여러 개의 금메달을 획득할 것"이라는 조명을 받았을 정도다.

이러한 선수들과 견주기에는 한국 바이애슬론의 수준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 '높은 벽'을 넘기 위해 새로운 동력을 얻어 도전에 나서고 있는데, '귀화 삼총사'에게 사상 첫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애슬론 대표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3명의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켰다. 티모페이 랍신(30·남자), 안나 프롤리나(34),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28·이상 여자)가 그 주인공이다.

안나 프롤리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스프린터에서 4위를 차지했으며 2016년 8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하계선수권대회에서 스프린트 은메달과 추격 동메달을 획득했다. 에바쿠모바는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동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 15㎞ 5위를 기록했다.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선수가 얻은 역대 최고성적이다.

가장 주목할 이는 남자부의 랍신.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대표로 활약하며 IBU 월드컵에서 6차례나 정상에 오른 적 있는 세계적 수준의 선수다. 하지만 러시아 대표팀 내의 파벌 문제 등으로 한국으로의 귀화를 선택했다.

랍신은 한국 대표로 출전한 2017-2018 월드컵 3차 대회에서 8위에 오르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냉정히 말해 기량이 정점은 지났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자신이 약점으로 언급한 체력 문제만 보완된다면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 줄 수도 있는 선수다. 쿠즈미나가 슬로바키아 동계 올림픽사를 다시 쓴 것처럼.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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