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에 나선 ‘조평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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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연이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앞세워 남측의 회담 제안에 응답하고 있다. 리 위원장은 지난 3일 남측의 제안에 대한 발표문을 직접 낭독했고, 5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앞으로 전통문을 보냈다. 남측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조평통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1961년 노동당 외곽단체로 설치된 조평통은 귀에 익은 기관이다. 그간 북한의 통일문제 및 남북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대변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대남전략전술 업무를 총괄하는 곳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이고, 전면에 나서서 이를 집행하는 기관은 조평통이다. 실제로 조평통은 남한에서 주요 사건이 있거나 새로운 정책이 제시될 때마다 ‘서기국 보도’ 등의 방식으로 북한의 반응과 입장을 대변해왔다. 남측을 비방하거나 규탄하는 선전·선전활동도 조평통 몫이었다.
조평통은 남북회담에도 곧잘 동원됐다. 남북이 2015년 12월11~12일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회담에서도 북측은 남측의 황부기 당시 통일부 차관의 카운터파트로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보냈다.
그러나 조평통은 노동당 외곽기구라는 위상 때문에 엄연히 정부기구인 남측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느냐는 시비를 낳았다. 일례로 남북은 2013년 6월 회담을 열기로 하고 대표단 명단까지 교환했으나 북측 단장인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의 위상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다 회담 자체가 무산됐다.
북한은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격상하고 서기국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조치가 조평통의 위상을 남측 통일부와 맞춤으로써 향후 있을 남북회담을 준비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25개월 만에 열리게 된 회담에서 북한이 조평통을 앞세우고 남측 통일부도 조평통을 카운터파트로 인정하면서 이 같은 평가가 맞는 것으로 판명됐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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