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바이애슬론 문지희
14세 때 발탁, 인생 반이 ‘대표팀’…세번째 올림픽 출전이지만 ‘무명’
14세 때 발탁, 인생 반이 ‘대표팀’…세번째 올림픽 출전이지만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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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희는 최근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국제무대 최고 성적을 내고 싶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후배들이 나를 발판 삼아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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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희는 한국 여자 바이애슬론의 버팀목이다. 전북 무주중학교 때 친구 손에 이끌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을 시작했다.
문지희는 “초등학교 때 알파인 스키를 하긴 했는데 바이애슬론이 뭔지도 모른 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층이 워낙 얇아 그는 14세 때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후 15년 넘게 한국 여자바이애슬론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생소한 종목 국가대표를 알아봐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자주 느껴봤다. 그러나 문지희는 “내가 노력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야 주위에서 관심을 가져준다”며 “그래서 늘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애슬론과 세계의 격차는 적지 않다. 문지희는 2014 소치 대회에서 7.5㎞ 스프린트에서 84명 중 74위를 기록했고 15㎞ 개인 종합에서 69위에 머물렀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실력에 사격까지 겸해야 하는 쉽지 않은 운동이다.
그래도 문지희는 조금씩 성장하며 불모지를 개척해왔다.
문지희는 “정신적인 중압감에 육체적인 어려움이 큰 운동이지만 할수록 조금씩 색다른 느낌이 드는 종목”이라고 했다. 그는 “매년 경기할 때마다 다른 느낌이 있다. 아마도 조금씩 배우고 새롭게 알게 되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희는 평창 올림픽에서 50위권대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첫 올림픽이었던 밴쿠버 대회는 22살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다”며 “그러나 소치 대회에서는 이제 조금씩 세계 무대를 알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인류의 역사적인 시합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 이번 평창 올림픽은 더욱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문지희는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에서 귀화한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 등과 함께 처음으로 계주도 달린다. 문지희는 “귀화선수들이 와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면서 “실력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많이 배우게 된다”고 했다.
문지희는 평창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그의 실력과 후배들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충분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도 가능하리라 예상되지만 그는 “이젠 후배들 차례”라고 했다. 문지희는 “이번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바이애슬론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며 “또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 속에서 훈련하면서 나를 계단 삼아 밟고 올라서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난달 29일에 유럽으로 출국한 문지희는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실전 기량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다.
<평창 |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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