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유럽유입 억제 위한 회원국 지원금 증액도 제안
신문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오는 14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에게 전달할 서한 초안에 난민할당제 폐지와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가디언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현행 난민할당제가 회원국 간 분열을 초래하고 비효율적이라며 EU 정상들이 유럽 난민제도 개혁에 관해 만장일치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6개월의 시한을 제시할 예정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에서 "만약 강제할당제 문제를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인 의장 |
가디언은 투스크 의장이 서한에서 사실상 난민 강제할당제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미 헝가리, 폴란드, 체코가 난민 강제할당제를 격렬히 거부하고 있어 회원국 간에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U 정상들은 시리아, 이라크, 에리트레아 등에서 몰려온 난민이 매일 수천명씩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밀려들며 난민 위기가 정점에 이른 지난 2015년 난민 강제할당제를 도입했다.
당시에도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체코 등은 이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표결에서 과반수가 찬성해 도입됐다.
그러나 헝가리와 폴란드는 그동안 난민을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고 체코는 겨우 12명만 받아들이면서 지난주 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3개국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했다.
투스크 의장의 이런 움직임은 EU 집행위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 전망이다.
EU 집행위는 한시법으로 도입된 난민 강제할당제를 지난해 아예 EU법에 영구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었다.
여기에는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난민을 수용하는 다른 회원국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난민 1인당 25만유로(약 3억2천여만원)의 연대기여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안은 회원국 내무장관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수개월째 논의만 이어지고 있으나 논의를 완전히 중단할 경우 몇 년째 급격한 난민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졌다.
난민 강제할당제를 폐지하려는 투스크 의장의 움직임은 EU 집행위뿐 아니라 수년간 난민을 대거 수용해온 독일과 스웨덴의 반발에도 부딪힐 전망이다.
EU의 한 외교관리는 투스크의 서한 내용이 최근 회원국 내무장관들이 논의 중인 사안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일부 회원국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의 총리 출신인 투스크 의장은 난민 강제할당제가 반난민 정서를 악용해 반EU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같은 강경파들에게는 선물이 돼버렸다고 생각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며 EU와 대치 중인 폴란드의 집권 여당 '법과정의당'(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도 반EU 성향 인사로, 난민 강제할당제를 비판해왔다.
그동안 난민 강제할당제로 인해 회원국 간에 끝없는 논쟁이 계속된다고 지적해온 투스크 의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난민정책 관련 논의를 EU가 끌어가기보다는 회원국 정부가 주도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서한에서 그는 "회원국만이 난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EU의 역할은 회원국들이 난민 위기를 처리하는 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EU에는 회원국을 대체할 역량이나 법적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번에 난민 유입 억제를 위한 회원국들의 지원금 증액도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터키의 시리아 난민을 돕는 데 30억유로(약 3조8천500억원), EU 아프리카 기금에 19억유로(약 2조4천억원)를 지원하는 방안 등에 관한 논의를 제안할 예정이다.
고무보트 탄 시리아 난민들 |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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