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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뜯어보기]편의점이 일식집 주방으로…탄성 자아내는 DIY 생연어초밥

아시아경제 오종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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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뜯어보기]편의점이 일식집 주방으로…탄성 자아내는 DIY 생연어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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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내가 초밥왕'도시락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편의점이 초밥집, 정확히는 초밥집 주방으로 변한다.
CU의 생(生)연어초밥 도시락 '내가 초밥왕'(4900원)을 구매하면 만날 수 있는 상황이다. 진열되는 족족 팔려나는지 구하긴 쉽지 않았다. 몇 번 헛걸음을 하다 드디어 16일 맛봤다.

비닐 포장을 벗기고 뚜껑을 열었을 때 다소 당황스러웠다. 연어와 밥이 따로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CU는 신선함을 위해 완제품이 아닌 재료로 도시락을 구성했다.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점포 진열 시간은 기존 도시락 제품보다 4시간 단축했다. 소비자가 직접 연어초밥을 만들며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렸다.
먼저 밥만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차갑게 먹어도 맛있지만, 기호에 따라 밥을 살짝 데워라'는 팁을 따랐다.

이제 본격적인 요리 시간이다. 일식집, 만화 '미스터 초밥왕' 등에서 봤던 모습을 떠올렸다. 당연히 그만큼 능숙하지 않지만 제법 기분은 났다. 뭉쳐진 초밥용 밥 6개에 차례로 고추냉이를 묻혔다. 이어 조심스레 연어 연어를 올렸다. 남은 고추냉이는 간장과 섞어 소스로 만들었다. 그럴듯한 연어초밥 6개가 금세 탄생했다.

젓가락으로 직접 만든 연어초밥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아, 너무 맛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괜찮은 일식집에서 먹던 맛 그대로다. 따뜻한 밥과 차가운 연어가 입에서 뒤섞이며 엄지를 치켜들게 했다.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다. 두 개째부터는 정신 차리고 맛을 음미했다. 핵심인 생연어 네타(회) 질은 훌륭했다. 핑크빛 살과 흰 지방이 적절히 섞여 부드러웠고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감칠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노르웨이산 연어다. '사르르 연어초밥'이란 내가 초밥왕 도시락 부제가 아깝지 않다.


밥의 양, 찰기, 씹는 맛도 좋다. 신동진쌀로 지은 밥이다. 신동진은 일반 쌀 품종 대비 쌀알이 1.3배 크고 최적의 수분량을 지녔다. 부드럽고 독특한 찰기가 있어 일식집에서 초밥용으로 주로 쓰인다. CU는 초밥에 어울리는 찰기를 내기 위해 까다로운 일본식 정통 촛물 레시피를 따랐다.

다만 젓가락으로 집을 때 밥 부분이 잘 부스러지는 점은 아쉬웠다. 한 번은 초밥 형태가 망가지며 간장에 빠져 짜게 먹기도 했다. 사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각하면 이런 단점 정도는 충분히 눈감아줄 수 있다.

연어초밥의 느끼함은 락교가 적절히 완화시켜줬다. 6개를 '순삭'하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회전초밥집으로 치면 세 접시 정도니 크게 배가 부르진 않다. 간식으로나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기 좋을 것 같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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