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힘센 남자있어요"..아프리카 난민 '노예시장' 충격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수업자들에게 속아 노예로 팔리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리비아 노예거래 현장에 잠입 취재한 내용을 보면, 유럽 관문인 리비아에서 아프리카 각국 출신 난민들을 대상으로 인간 경매가 성행하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열린 ‘노예시장’에서 전투복 차림의 판매자는 “땅 파는 사람 필요 없나요? 여기 땅 파는 사람 있습니다. 크고 힘센 남자죠”라고 말했다. 구매자들은 “500, 550, 600, 650…(디나르)” 라고 외치며 손을 들었다. 몇 분 안에 경매가 끝나며 팔린 남성들은 곧 새 주인에게 넘겨졌다.

경매 종료 후 취재진이 접촉한 남성들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입을 열지 못한 채 매우 두려워했다. 이들은 분쟁과 가난을 피해 리비아 국경을 넘은 아프리카·중동 난민들이다.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는 매년 수만 명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 지중해 연안인 리비아로 몰려든다.

하지만 최근 리비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난민 밀수선 출항이 크게 줄었다. 이에 밀수업자들은 포주로 돌변했고 난민들은 노예로 전락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밀입국 브로커들과 난민 밀수꾼들은 돈이 다 떨어져 리비아에 발 묶인 난민들에게 각종 명목으로 빚을 떠안긴 후 이들을 노예시장에 팔아넘긴다.

1년 4개월 전 ‘유러피언 드림’을 품고 고향 나이지리아를 떠난 한 남성은 전 재산인 300만 원가량이 바닥나자 난민 밀수꾼들에게 넘겨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밀수꾼들은 먹을 것도 주지 않고 때리고 학대했다”며 “여기 있는 사람 대부분은 몸에 맞은 자국이 있거나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여성 난민은 주로 성노예가 되고 있다고 한다.

국제이주기구 오스만 벨베이시 국장은 “노예 시장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리비아 밀수꾼 사이에서 인신매매가 일종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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