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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타인 효과'(?)…성추행 피해자들의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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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타인 효과'(?)…성추행 피해자들의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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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LC "피해자들 법률자문 요청 계속돼"

발원지 할리우드도 해결책 마련 '고심'



직장 내 성적 괴롭힘 피해자 수백명이 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돌비 극장 앞에서 반(反)성희롱 집회를 열고 있다. © AFP=뉴스1

직장 내 성적 괴롭힘 피해자 수백명이 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돌비 극장 앞에서 반(反)성희롱 집회를 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은 단지 충격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곳곳에서 '와인스타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와인스타인 성추문이 논란이 됐던 지난 10월 이후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웹사이트 성희롱 부문 방문량은 평소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EEOC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지금 '와인스타인 효과'가 나타나는 중"이라며 "더 많은 여성, 혹은 남성이 목소리를 내자 업계 전반의 직원들이 과감하게 앞으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밀리 마틴 미여성법률센터(NWLC) 부회장은 "전화가 평소보다 5배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NWLC는 성희롱 피해자를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한다.

앞서 지난 10월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와인스틴의 성추문에서부터 파생된 '미투(#MeToo) 캠페인'에 용기를 얻은 피해자들이 속앓이를 끝내고 양지로 나온다는 분석이다.

미투 캠페인이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릴 때 '나도 성폭행·성희롱의 피해자'라는 의미로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움직임이다. 자신의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털어놓기도 한다.


미투 캠페인은 미 영화업계에서부터 정계, 일상생활까지 널리 퍼졌고 결국 바다를 건너 전 세계로 퍼졌다.

직장 내 성적 괴롭힘 피해자 수백명이 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돌비 극장 앞에서 반(反)성희롱 집회를 열고 있다. © AFP=뉴스1

직장 내 성적 괴롭힘 피해자 수백명이 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돌비 극장 앞에서 반(反)성희롱 집회를 열고 있다. © AFP=뉴스1


와인스타인을 비롯한 유명 제작자들의 성추문이 폭로되며 사건의 발원지인 할리우드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내부에서부터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업계에선 하나둘씩 해결책을 구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할리우드에서 '반(反)성희롱 행진'을 이끈 TV 프로그램 작가 테스 라퍼티는 "또다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업계 자체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업계 내부와 주 당국에서도 성추행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예방책을 마련을 고심 중이다.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영화 제작자이자 '우먼인필름'을 운영 중인 캐시 슐만은 회사에서 성적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도움과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사장도 "성희롱·성폭행을 저지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접근법을 체계화하자"며 위원회 조성을 촉구했다.


코니 M. 레이바 캘리포니아주 주 의원(민주)은 내년 직장 내 괴롭힘을 비밀로 하는 대가로 큰 돈을 지불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레이바 의원은 "법안 제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설 수 있길 희망한다"며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모든 희생자들의 뒤에 서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업계의 특성 상 업계 문화가 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작사와 배우를 연결하는 중개업이 매우 밀접하고 사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는 캐스팅이 '주관적인 과정'을 동반하며 그 과정에서 성(性)과 권력의 문제를 완전히 떼놓긴 어렵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라퍼티와 같은 이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라퍼티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변화에 대한 요구가 범죄자들을 공개된 공간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이러한 행동이 결국 폭력을 예방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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