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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끝없는 죽음의 난민 행렬…獨신문 추모명단 46쪽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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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수도 베를린 기반의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자 인쇄판 46쪽을 할애해 199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유럽 망명길에 숨진 난민 3만3천293명의 이름과 나이, 국적, 사망 경위 및 일시를 게재했다고 A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명단은 신원을 분명하게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지만, 가슴 아픈 사연도 다수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36세 이라크 난민 탈라트 압둘하미드는 터키-불가리아 국경 산악지대를 48시간 걷고 나서 지난 1월 6일 동사하고 말았다.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진입하려던 15살 난 소년은 작년 11월 15일 다른 23명과 함께 탄 소형보트가 침몰하는 바람에 익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타게스슈피겔은 유럽 국경 밖, 그리고 유럽 내 국경 통제 정책의 영향으로 숨진 망명 희망자와 난민, 이민자들에 관한 기록을 남기길 원했다"고 리스트 게재 배경을 전했다.

연합뉴스

데어 타게스슈피겔 [위키피디아 제공 ]



명단에는 유럽 땅을 밟은 뒤 본국 추방을 앞두고 감금된 곳에서 타인의 폭행에 사망하거나 자살한 이들도 몇몇 있었다. 옛 동독 튀링겐 주 슈묄른 지역에 있는 반(反) 난민 신(新) 나치 세력 때문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진 17세 소말리아 청년, 그리고 남부 잉글랜드 해안 유치장에서 자살한 30세 우간다 남성이 그런 경우였다.

신문은 "우린 희생자들을 추모하길 원한다"고 전제한 뒤 "동시에 우리는 각각의 사연을 소상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AP는 그럼에도, 신문 명단의 압도적 다수는 유럽으로 가던 길에 지중해에 익사한 사람들이라며 이런 유형의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타게스슈피겔은 10일 온라인판에 올린 "난민드라마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제하 기사에서 지중해를 루트로 이용한 난민 수가 2015년에는 100만 명 이상이었지만 2016년에는 36만3천 명, 올해 들어 최근까진 15만2천 명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또 지중해는 여전히 난민의 공동묘지라면서 이곳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난민 숫자는 2014년 3천500명, 2015년 3천800명, 2016년 5천 명 이상이라고 설명한 뒤 올해의 경우 지난 9일 현재까진 약 3천 명이지만 연말까지 고려하면 예년과 비슷해지리라 예측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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