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500m 고다이라에 연패에도 고질적 부상 털고 안정된 레이스
2차땐 전날 기록 0.07초나 당겨
500m 레이스를 마친 두 선수는 서로의 손을 잡았다. 금메달의 향방은 갈렸지만 승자도 패자도 함께 웃었다. 11일(이하 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인도어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1차 월드컵 여자 500m 2차 레이스 마지막 10조에서 함께 경기를 펼친 빙속여제 이상화(28)와 맞수 고다이라 나오(31·일본)였다. 전날 1차 레이스에 이어 고다이라(1차 37초29, 2차 37초33)는 연속 우승을, 이상화(1차 37초60, 2차 37초53)는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의미 있는 결과였다. 지난해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에 빠졌던 이상화는 그동안의 우려를 씻어내듯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기록 면에서도 지난 시즌 같은 장소인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4차 월드컵 기록(38초33·9위)을 0.8초가량 앞당겼다. 이상화가 전날 1차 레이스의 기록을 하루 만에 0.07초 앞당긴 부분도 긍정적이다. 1차 레이스 뒤 환한 웃음을 지었던 이상화는 이날 2차 레이스 후에도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다이라는 1, 2차 레이스를 싹쓸이하며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우승자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올 시즌 일본 국내 링크 신기록(37초25)을 세웠던 고다이라는 1차 레이스에서 기존 이상화가 세웠던 트랙 신기록(37초59)을 갈아 치우며 최근의 기세를 스스로 입증했다. 경기 뒤 고다이라는 “내 최대 적수는 나 자신이다. (비시즌인) 여름 기간 남자 선수들과 훈련한 것이 스피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팀 추월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인 고다이라는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상화의 500m 3연패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고다이라는 12일 열린 1000m 레이스에서도 1분13초99로 우승했다. 올림픽 때까지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4차 월드컵 3개 대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2차 월드컵은 18∼20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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