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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각막 절개 90% 줄인 ‘스마일’, 수술 다음날 안경 벗고 운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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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시력교정술
중앙일보

시력 교정은 각막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리아스마일포럼에서 로버츠 박사가 스마일 시력교정술의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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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레이저 시력교정술이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안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막 표면의 절개를 최소화해 이를 보존한다. 라섹·라식에서 지적됐던 문제점과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5일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장에서 열린 코리아스마일포럼에는 시력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외 안과 전문의들이 모여 새 시력교정술인 ‘스마일(SMILE)’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들은 스마일이 기존 시력교정술의 후유증을 줄이고 시력 교정 효과는 높였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시력이 나빠졌다”는 말은 눈에 들어온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빛은 각막, 동공, 수정체를 거쳐 망막에 도달한다. 그런데 각막의 굴절 각도가 적절하지 않으면 빛이 망막 앞이나 뒤에 맺혀 시력이 떨어진다. 근시·원시·난시가 나타나는 이유다.

특수 레이저로 각막 손상 최소화
시력이 떨어지면 레이저로 각막을 정교하게 깎아내 교정할 수 있다. 대표적인 시력교정술인 라섹·라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각막의 가장 바깥쪽 부분인 각막 상피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라섹은 1세대 시력교정술로 불린다. 각막 상피를 알코올로 녹여 제거한 다음 각막 안쪽 부분인 각막 실질을 레이저로 깎아내 시력을 교정한다. 따라서 각막 상피가 다시 형성될 때까지 바이러스·세균 감염에 취약하다. 시력이 안정화될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릴 정도로 회복이 더디고 통증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2세대 시력교정술인 라식은 각막 상피를 뚜껑처럼 둥글게 잘라낸 다음 시력 교정 후 다시 덮어준다. 라섹의 단점을 보완해 시력 회복은 빠른 편이다. 하지만 얇게 잘라낸 각막 상피는 밀착력이 떨어져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좀 더 개선될 필요가 있었다.

이를 보완한 것이 3세대 시력교정술인 ‘스마일(SMILE·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이다. 스마일은 각막 상피에 영향을 주지 않고 통과하는 특수 레이저(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다. 이 레이저로 시력 교정량만큼 각막 실질을 깎은 다음 각막 상피를 미세하게 절개해 안쪽에 남아 있는 각막 조각을 끄집어낸다. 안과 생체의공학 분야 권위자인 오하이오 주립대의 신시아 로버츠 박사는 이날 포럼에서 “안전성이 높은 라섹과 시력 회복 속도가 빠른 라식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고 말했다.

스마일 시력교정술의 장점은 세 가지다. 첫째, 각막 손상을 최소화한다. 시신경이 분포해 있는 각막 상피의 절개 범위 자체가 작다. 스마일의 각막 상피 절개 범위는 각막 조각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2㎜에 불과하다. 반면에 기존 시력교정술인 라섹·라식은 눈동자 모양을 따라 각막 상피를 20㎜가량 절개해야 한다. 절개 범위를 90%나 줄인 생체친화적 치료법인 셈이다. 코리아스마일포럼 조범진(한길안과병원 진료원장) 회장은 “라섹·라식은 각막에 손상을 남겨 통증·안구건조증 같은 후유증이 생기기 쉽지만 스마일은 시신경과 연결된 정상 조직을 보호해 각막 손상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둘째,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최소 침습적 치료로 신체적 부담이 적어서다. 스마일은 시력 교정을 한 다음날부터 세안·샤워·화장·운전·출근이 가능하다. 교정시력도 수술 후 사흘 정도 지나면 안정된다. 라섹은 눈의 통증이 심해서, 라식은 각막 상피의 밀착력이 떨어져서 일정 기간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 특히 라섹은 시술 후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각막혼탁이 나타날 수 있어 외출 시 선글라스·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고도 근시·난시도 교정
셋째, 시력 교정이 가능한 대상의 범위가 넓다. 스마일은 각막 상피를 온전하게 유지해 각막 모양을 지탱하는 힘인 인장력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기존 레이저 시력교정술로는 치료가 힘들었던 고도 근시·난시도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대 안과학 오사마 이브라힘 교수는 “각막을 안정적으로 깎아 더 넓은 범위의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체 활동량이 많은 운동선수·군인·항공승무원이나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도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라식은 각막 상피를 둥글게 절개해 수술 후 충격에 약하다. 눈을 심하게 비비면 각막 상피가 움직여 교정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스마일 시력교정술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수술 전 소프트 렌즈는 일주일, 하드 렌즈는 3~4주 정도 착용을 피하고 안경을 써야 한다. 렌즈가 각막 중심부를 눌러 미세하게 생길 수 있는 시력 교정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스마일은 시력 교정 효과가 뛰어난 데다 각막 손상을 최소화해 안전성이 높아 라섹·라식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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