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거세 가해자 재수사 주목…홈쇼핑 업계선 판매중단 검토
5일 한샘과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한샘에 근무하는 ㄱ씨는 지난 1월13일 회식 후 교육담당자 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ㄴ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한샘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ㄱ씨가 작성한 진술서를 토대로 ㄴ씨를 해고 조치했다. 그러나 이후 ㄱ씨가 “합의하에 가진 성관계였다”고 입장을 바꾸자 회사는 ㄴ씨에 대한 해고 징계를 철회했다. 이어 ㄱ씨는 형사고소를 취하했고 ㄴ씨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ㄱ씨가 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이 겪은 일을 익명으로 게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ㄱ씨는 이 글에서 성폭행을 당했으나 회사 관계자로부터 회유와 압박을 받았고, ㄴ씨가 집 앞에 찾아와 기다리곤 해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워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가해자로 지목된 ㄴ씨도 ㄱ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하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ㄱ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ㄱ씨는 법률대리인 김상균 변호사를 통해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제는 죄를 지은 사람이 죄(죗값)를 받고 잘못된 것은 고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김 변호사는 “경찰·검찰의 수사 기록과 한샘의 징계위원회 기록 등을 살펴본 후 재고소 등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ㄴ씨가 해고된 이튿날 인사팀장 ㄷ씨가 찾아와 기존 진술을 뒤집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ㄱ씨에게 “ㄴ씨는 이제 30대 초반인데 감옥에 가면 인생이 망가진다” “회사에 소문이 날 수도 있다”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등 발언을 하면서 진술서 수정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한샘은 ㄷ씨가 ㄱ씨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을 지난 4월 인지한 뒤 7월에 그를 해고했다. ㄱ씨는 지난해 12월 화장실에서 입사 동기인 남자 직원으로부터 몰래카메라 촬영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해당 남자 직원은 이 사건으로 경찰에 구속됐고 회사에서도 해고됐다.
한샘은 지난 4일 경영지원 총괄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제품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한샘은 여성이 주고객일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앞으로 한샘에서 가구를 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쇼핑업계도 한샘 제품 방송 중단에 들어가거나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5일 저녁으로 예정된 ‘칼리아×한샘 마테라소파’ 생방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한샘 제품 판매 방송 조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행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날 오전 롯데홈쇼핑에서 방송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은 평소보다 판매 실적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정연·심윤지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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