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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문제는 아동문제…한국, 힘닿는 대로 수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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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어린이재단 조시 채핀 고문…"경제성장·인적자본 수준 높아"

"한국 아동에 잠 줄인 학습강요 '끔찍한 일'"

연합뉴스

조시 채핀 고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난민문제는 아동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힘닿는 대로 난민을 받아들여 주기를 호소합니다."

미국의 아동 전문가가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난민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국제아동기구 어린이재단연맹 소속으로 재난 아동보호 부문 전문가인 조시 채핀 고문(Senior Advisor)은 29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과거 난민 관련 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던 채핀 고문은 최근 미얀마 정부와 갈등을 빚은 로힝야족 난민 60만명이 대피한 방글라데시가 이들 난민을 수용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리더십을 발휘해 난민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난민을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인적자본의 수준이 높은 만큼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수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핀 고문은 난민수용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난민을 받아들이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을 근거 없는 통념(myth)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난민을 받아들여선 안 되는 범죄자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정치인들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오해와 달리 난민들은 교육·보건 서비스의 수혜자인 동시에 (현지에서) 노동하고 세금을 낼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난민 1세대는 일시적으로 사회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단일민족' 국가에서 점차 다문화 국가로 바뀌는 상황에서 다문화가정·난민 자녀들이 인종적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다양한 인종의 차이점과 학교 시스템을 안내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시민단체를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학과 시간 중에도 서로 다른 언어를 교육하고 학교 친구들끼리 유대감을 갖도록 하는 수업을 한다고 한다.

채핀 고문은 "사실 최근의 미국은 이와 같은 (인종차별) 문제를 잘 관리하는 모범 사례는 아니지만, 과거에는 이와 같은 시스템을 잘 활용해왔다"며 한국에서도 한국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정·난민 자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얘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채핀 고문은 한국에서 어린이·청소년이 겪는 학습 강요가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잠을 제대로 재우지 않고 학습을 강요하는 행위가 아동에게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한국인들은 알아야 한다"며 "그 시기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뇌과학 등의 연구결과가 엄청나게 많은데 어째서 지식을 알고만 있고 적용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채핀 고문은 앞서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아동복지포럼'에서 재해로 위험에 처한 아동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미얀마 탈출해 방글라데시의 난민캠프로 넘어온 로힝야족 어린이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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