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부터 시작된 120일 간 입국 금지 시한 만료
美, 11개국 이외 난민 신청 우선시·심사 강화 예고…“승인받기 어려울 것”
美국익 기여 증명해야…가족신상 상세 분석·SNS 추적 등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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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따라 입국을 제한했던 11개국 난민들에 대해 입국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6월 29일부터 시작된 120일 간의 입국 금지 기한이 만료돼서다. 하지만 향후 90일 동안 철저한 재심사 과정이 남아 있어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11개국 난민들의 입국 금지 시한이 이날 만료됐다”면서 입국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11개국은 이집트 이란 이라크 리비아 말리 북한 소말리아 남수단 및 수단 시리아 예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하자마자 난민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이슬람권 7개국 국민들의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 동안 제한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반난민·반무슬림 정책을 내놨다. 미국에 대한 잠재적 테러 위협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대선 공약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연방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수정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법원에 발목이 잡히면서 결국 미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은 지난 6월 “미국과 ‘진실한(bona finde)’ 관계를 맺은 이들에 한해서 입국을 허용한다”는 판결을 내렸고, 11개국 난민들의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토록 하는 등 일부 내용이 즉시 발효됐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120일 시한이 끝나면서 11개국 난민들의 미국 입국은 더 이상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미 행정당국은 11개국 이외 국가들의 난민 신청을 우선시하고 11개국 출신 난민들에겐 기존보다 더욱 강화된 입국 심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전히 11개국 난민들의 입국은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난민 신청은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은 승인되지 않을 것이다. 기존 반이민 행정명령을 부분적으로 확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아무도 입국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덜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1개국 출신 난민들은 미국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미 행정당국은 앞으로 90일 동안 난민 신청자들의 가족을 포함한 신상과 과거 직업을 상세히 분석할 예정이며 소셜미디어 활동도 추적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 입국을 기다리는 난민 신청 대기자는 지난 120일 간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간 11만명이었던 난민 입국 인원을 절반 이하인 4만5000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198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종전 최저치인 6만7000명보다도 2만명 이상 적다. 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이른바 ‘다카(DACA)’ 폐지도 추진하고 있다. 다카의 수혜를 받고 있는 미국 내 청년은 최대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에는 한국인도 1만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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