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에 대한 몰이해 비판에도 선거 활용
자민당, 매일같이 “북한 위협” 강조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한반도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무장 난민 유입 가능성’을 다시 꺼내들었다. 22일 중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당인 자민당의 ‘북풍’ 이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14일 기후현 하시마시에서 거리 연설을 하면서 “대량의 난민이 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 사람들은 불법 난민이다. 무기를 휴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테러가 될지도 모른다.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를 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불안 심리를 자극해 여당 표를 늘리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달 23일 우쓰노미야시에서 한 강연에서는 “북한에 비상사태가 생기면 난민이 배에 타고 니가타, 야마가타, 아오모리 쪽으로 틀림없이 표류해 올 것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무장 난민일지도 모른다. 경찰로 대응이 가능할까. 자위대가 출동할까. 사살할까.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당시 난민을 사살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발언을 한 것이다.
아소 총리의 발언은 난민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도 가입한 난민조약은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고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이라고 난민을 정의하고 있다. 공격 의도를 가지고 입국한 전투원은 애초에 난민이 아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난민 전체를 위험한 집단으로 몰아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전국난민변호인단회의’가 지난달 성명을 낸 바 있다. 이번 발언에도 니가타현의 요네야마 류이치 지사가 트위터에 “만약 상대가 무기를 갖고 공격해온다면 전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어느 나라 사람이더라도 난민은 난민, 국제법에 의해 적절히 보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소 부총리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자민당은 선거 국면에 북한 위협론을 최대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18일 도쿄 거리 유세에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행복한 생활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뿐”이라고 말했다. 또 텔레비전 선거 방송과 연설에서도 빼놓지 않고 북한의 위협을 언급한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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