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페인트 6種서 가습기살균제 물질

어린이가 손에 발라 칠하면서 놀 수 있게 만든 어린이용 물감 ‘핑거페인트’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한 어린이가 핑거페인트를 이용해 놀이를 하는 모습. /소비자원

유아 놀이용으로 인기가 높은 '핑거페인트' 일부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핑거페인트는 손에 부어 묻힌 후 도화지나 벽에 바르면서 놀 수 있도록 만든 어린이용 물감이다. 시각·촉각 발달과 창의력 향상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유아 교육기관 등에서 널리 활용되는데, 피부에 직접 접촉되면서 놀이 중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붓으로 칠하는 물감보다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17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핑거페인트 20개 제품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6개 제품에서 CMIT와 MIT가 안전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CIT와 MIT는 핑거페인트가 썩지 않도록 방부제용으로 들어가는데, 'CMIT·MIT 혼합물' 형태로 쓰이기도 한다. CMIT는 피부발진·피부알레르기·안구 부식·체중 감소 등을 유발하고, MIT는 피부 자극·피부 부식성 증상을 일으킨다. 가습기 살균제에 안전기준 이상 함유돼 많은 사망자와 폐질환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슈퍼 템퍼라 워셔블 포스터 페인트'(제원상사), '르프랑 워셔블 핑거페인트'(서흥아트) 등 적발된 6개 제품은 모두 'CMIT·MIT 혼합물'을 사용하면서 1㎏당 15㎎의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6개 제품별로 16∼60㎎ 검출됐다. 또 6개 제품 모두 CMIT 또는 MIT를 추가로 넣으면서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6개 중 3개 제품에서 CMIT가 안전기준(1㎏당 10㎎)을 초과해 1㎏당 12~15㎎ 검출됐고, 6개 중 5개 제품 MIT가 안전기준(1㎏당 10㎎)을 초과해 12~60mg 검출됐다. MIT가 60㎎ 검출된 제품은 안전 기준의 6배에 이르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CMIT와 MIT는 내년 2월부터 사용이 금지될 정도의 독성 물질로, 지금은 일단 안전기준만 지키면 되는데 이조차 지키지 않은 제품들이 다수 적발됐다"고 밝혔다.

또 20개 중 2개 제품은 안전확인 신고조차 하지 않은 불법 제품이었다. 소비자원은 "문제 제품들에 대해 판매 중단 등 조치를 했다"며 "소비자들은 제품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유연 기자(py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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