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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고려대 ‘데이트 폭력’ 대자보 확산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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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는 고려대학교 대자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데이트 폭력’에 관한 내용의 고려대학교 대자보가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고려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에 ‘오빠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다’라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과 내용이 올라왔다.

해당 대자보의 글쓴이는 “오빠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다. 오빠는 내가 신음소리 내는 자체를 ‘시끄러운 소리’ 내지 말라고 막았다. 하지만 동시에 오빠의 성적 욕구는 채우고 싶어 했다. ‘여자는 남자한테 한 번 자자고 했으면 지켜야 한다’고 말했으니까”라고 자신의 데이트 폭력 경험을 밝혔다.

이어 “오빠한테 나는 아마 오빠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 정도쯤이었을 것이다”며 “명백한 ‘폭력’이었다. 사귄다는 이유로, 연인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나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고 속박했던 오빠의 행동이 하나하나가 모두 폭력이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나는 이것이 ‘데이트 폭력’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데이트 폭력은 일상 속에 숨어 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 10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17명 중 61%가 데이트 폭력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며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검거된 데이트폭력 건수만 해도 8367건이라고 한다. 데이트 폭력을 당하더라도 그 신고율은 4.8%에 불과하다는 여성가족부의 통계자료에 비춰보면 그 이면에 가시화되지 않은 또 다른 ‘오빠’의 행동은 더 많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고 통계를 인용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요즘도 잘살고 있는 오빠의 근황을 접한다. 아무도 오빠가 데이트 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을 모른다”며 “내가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또 다른 ‘나’가 더 이상 없길 바라서이다. 무엇보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이 대자보 앞을 지나고 있을 수많은 ‘오빠’들이 변하기를 바란다”고 대자보를 쓴 이유를 밝혔다.

한편, 해당 대자보는 고려대학교 인문사회계 캠퍼스와 연세대학교에 공동으로 붙여졌다. 글쓴이는 가해자가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점을 밝히며 “사건을 접수한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측에도 대자보 게시를 요청했고, 각 학교에 공동 개시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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