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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님, 몰카(몰래카메라) 범죄 피해보신 적 있습니까?” “아니오.” “동료 의원분들은요?”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의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대뜸 물었다. 행안위 소속 의원들 중에서도 몰카에 찍혔본 경험이 있다는 답은 없었다.
“아마 다들 몰카 피해가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몰카의 최대 위험성은 자신이 범죄 대상이 됐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진선미 의원이 이같이 말하자마자 국감장에 위치한 모니터에서 이날 국감장을 촬영한 영상이 상영됐다. 해당 영상의 좌우로 여·야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가운데에 이철성 청장이 앉아 있었고 의원의 질의 내용도 들렸다.
“지금 이 영상은 저희가 이 현장에 설치한 위장형 카메라로 청장님쪽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어디 있는지 상상이 가십니까?”(진선미 의원) “모르겠습니다.”(이철성 청장)
몰카는 바로 이철성 청장을 마주보는 유재중 행안위원장(자유한국당) 자리에 놓인 탁상시계였다. 시간을 알리는 붉은색 디지털 숫자가 찍힌, 성인 주먹 크기의 직육면체 모양 시계였다.
진선미 의원은 이어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물병을 들어 물을 마셨다. 파란색 페트병처럼 생긴 물병 역시 아래부분에 카메라가 달려있는 ‘위장형 카메라’였다.
진선미 의원은 “이렇게 우리는 위장형 몰카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이런 몰카들을 의원실에서 구입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돈도 10만원이 안들었다”고 말했다. “몰카 범죄의 심각성을 우리가 의식하고 경찰도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진선미 의원의 의견에 이철성 청장도 금새 수긍했다.
진선미 의원이 소개한 위장형 몰카는 경찰청 국감이 잠시 정회하는 동안 몇몇 다른 의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행안위 의원들은 탁상시계, 물병 모양의 위장형 몰카를 신기한듯 주의깊게 바라봤다. 이날 오전 경찰개혁위원회 회의 녹취록 자료 제출 여부을 놓고 다퉜던 의원들의 얼굴에 잠시 웃음기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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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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