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마녀의 법정' 방송화면) |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마녀의 법정’이 유쾌한 시작을 알렸다. 그 유쾌한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9일 밤 첫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 1회에서 마이듬(정려원)은 조갑수(전광렬)에게 엄마(이일화)를 잃었다. 마이듬 엄마는 성고문 혐의를 받는 조갑수의 증거를 검사에게 넘기려다 실종됐다. 홀로 자라난 마이듬은 열정이 넘치는 에이스 검사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중 마이듬은 부장검사에게 성추행 당한 여기자가 고소하자 출세를 위해 여성의 마음에 공감하는 대신 적반하장으로 고소 취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자리를 놓고 자신을 회유하던 부장검사는 남자 검사를 추천했고, 마이듬은 징계위원회에서 진실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마이듬은 여성아동범죄전담부로 발령났고 자신의 엄마를 만나기로 했던 민지숙(김여진)과 만나게 됐다. 변태 취급하며 악연으로 엮인 여진욱(윤현민)도 함께였다.
‘마녀의 법정’은 1회였지만 대부분의 드라마와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해 산만한 전개를 풀어내는 대신 마이듬이란 주인공의 성격 형성과정과 인생에 집중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풍선껌’ 이후 2년 만에 복귀한 정려원은 드세면서도 명쾌한 성격의 검사 마이듬으로 분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작정한 듯 망가짐도 불사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전광렬은 명불허전 악인 캐릭터로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이일화 김여진 등 중견 연기자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뒷받침했다.
‘마녀의 법정’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동 범죄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강타한 법정드라마란 사실이 ‘마녀의 법정’의 약점으로 꼽힌다. ‘피고인’ ‘귓속말’ ‘비밀의 숲’ 등에 이어 장르적 성격을 달리 하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까지 검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 여성과 아동에 대한 범죄를 다룬다는 점은 차별점이지만 같은 소재를 반복적으로 다뤄오던 차의 후발주자이다 보니 시청자들이 갖게 되는 장르에 대한 피로감이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떠나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인 점은 함께 맞붙는 드라마들이 tvN ‘이번생은 처음이라’, MBC ‘20세기 소년소녀’, SBS ‘사랑의 온도’ 등 모두 로맨스에 초점을 둔 작품이라는 것. 소재만 봤을 땐 식상하기 짝이 없지만 동시간대 작품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되며 경쟁력을 갖췄다. 이 기대감을 반영하듯 ‘마녀의 법정’은 첫 회 방송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를 지켜본 시청자들 역시 재밌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마녀의 법정’은 50부작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를 전면에 깔고 통통 튀는 캐릭터와 맛깔나는 대사를 포진, 폭넓은 연령층을 모두 끌어안을 욕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KBS를 늪에 빠뜨렸던 ‘학교 2017’과 ‘맨홀’에 비하면 1회만으로도 감히 수작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용두사미가 될지, ‘김과장’과 ‘쌈 마이웨이’를 잇는 KBS의 구원투수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벌써부터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여자판이라는 호평이 불거진 ‘마녀의 법정’이 기세를 잃지 않고 시청률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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