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란 헌법, 무슬림 개종 권리 명시 안 돼…'박해받을 공포' 인정"
이란의 수도 테헤란. [연합뉴스TV 제공] |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한국에 들어온 뒤 이슬람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20대 이란인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정환 판사는 이란인 A(24)씨가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2010년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던 A씨는 지난해 5월 출입국사무소에 난민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하고 법무부에 낸 이의 신청도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출입국사무소는 A씨의 상황이 난민 인정 조건인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A씨가 귀국하면 개신교 개종자라는 이유로 체포·구금되거나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해받을 충분한 근거나 공포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A씨 손을 들어 줬다.
김 판사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은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바꾸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배교 행위를 사형에 처하는 범죄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 헌법도 무슬림 시민의 개종 권리를 명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란의 많은 종교학자가 변절자나 신성모독자를 재판 없이 살해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말한다"고 부연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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