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만간 공식 발표 예정…난민단체 등 각계 반발 예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AF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반(反) 이민' 정책을 기치로 내걸어 온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의 입국을 허용하는 난민 숫자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AP, AFP통신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내년도 난민 수용 쿼터를 총 4만5천 명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즉 전임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 회계연도에는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난민 숫자가 총 8만4천995명이었다. 10월1일자로 만료되는 2017 회계연도의 경우 난민 입국 숫자는 총 5만4천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 회계연도의 난민 쿼터를 총 11만 명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길 원했지만,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미국은 세계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로, 1980년에는 입국 난민 숫자가 20만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숫자가 계속 줄어왔고,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는 극적으로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 국가의 일반 시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시행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등 난민, 이민자 등에 매우 적대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내년도 난민 쿼터 축소 계획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지난 6개월간 검토해 온 난민 심사 기준과 절차 등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4만5천 명'이라는 숫자는 입국을 허용하는 난만의 최대치로, 실제 입국하는 난민의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가 1만9천 명(42%)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동과 남아시아 1만7천500명, 동아시아 5천 명, 유럽 2천 명,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1천500명 등의 순으로 할당됐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난민 쿼터 축소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미국인의 안보와 안전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난민 재정착의 기회는 그러한 미국인 보호 정책에 부합하고 우리의 안보,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엔과 미국 안팎의 난민지원 기관, 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이번 조치에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단체는 시리아 내전, 미얀마의 로힝야 사태 등으로 최근 난민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난민 수용 쿼터를 오바마 정부 시절 목표인 11만 명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가톨릭구제회의 빌 오키피는 AP통신에 "세계 각지에서 폭력을 피해 달아나는 무고한 사람들의 숫자가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이 난민 쿼터를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난민은 총 2천250만 명에 달한다.
미얀마를 탈출해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로힝야 난민들[AP=연합뉴스] |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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