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공동대표 알리체 바이델
글로벌기업 골드만삭스 등서 일해… “나는 자유주의 성향” 자처하면서 국수주의 노선 따르는 ‘모순덩어리’
“메르켈 미쳤다는데 전적 동의” 독설
바이델은 옛 서독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글로벌 금융기업인 골드만삭스와 알리안츠에서 전문가로 일했다. 국수주의와 반(反)자유주의 노선을 따르는 극우정당과는 잘 맞지 않는 이력이다. AfD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독 출신 지지자가 많다.
바이델은 스스로를 ‘자유주의 계층’이라고 부르지만, 그가 펴는 주장은 “유럽연합 회원국 자격은 유지하되 그리스를 비롯한 가난한 국가는 다 쫓아내고, 주요 난민 이동로인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오는 해상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수주의 성향이 강하다.
동성애에 반대하는 정당을 이끄는 동성애 여성 당수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독일 의회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찬성으로 올 6월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가결하자 AfD는 독일 가족 가치가 사망했다고 ‘부고’를 냈다.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이델은 스리랑카 출신의 스위스 여성 영화제작자인 사라 보사르와 함께 살며 두 명의 입양 자녀를 둔 레즈비언 엄마다.
그는 독설로도 유명하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센 여성인 메르켈 총리를 향한 독설은 거침이 없다. 그는 “트럼프는 메르켈이 미쳤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도 했고,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에서는 독일 정부를 ‘돼지’라고 부르며 “2차대전 전승국의 애완동물이나 다름없다”고 쏘아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그는 주류 언론과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 TV 토론 출연 후 진행자를 향해 “편파적이고 미숙하다”고 공격하고,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난민에게 적대적인 그는 정작 스위스에서 지내면서 시리아 난민을 불법으로 가사도우미로 썼다는 보도가 나오자 “가짜 뉴스”라며 반발했다.
올해 4월 AfD의 지도자가 될 때만 해도 금발에 깔끔한 외모의 그를 ‘얼굴마담’이라며 폄하하는 보도도 많았지만 그는 이번 총선에서 이민 문제를 총선의 최대 이슈로 끌어올리며 예상 밖 선전으로 정치적 역량을 증명했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알렉산더 가울란트가 76세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바이델이 AfD의 주축 세력으로 ‘반메르켈’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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