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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유흥업소 직원이기 전에 사람"…박유천 고소인, 기자회견 개최한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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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김은지 기자] 박유천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두 번째로 고소한 A씨가 무죄를 선고 받은 것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진행된 박유천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무고 고소 사건 기자회견에는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무고 혐의로 맞고소 당했던 A씨가 참석했다. 이날 A씨는 무죄를 선고 받은 것에 대한 심경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A씨는 "사건 당일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갈 힘이 없어 펑펑 울었다.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테네 연탄불을 피워 자살한 뒤 경찰이 내 핸드폰을 조사해주길 바랐다. 그러던 중 새벽 다산콜센터 120에 신고해 피해 상황을 상담했다. 이후 경찰관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피해를 토로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러나 상대방이 유명 연예인이라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보복이 오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어 신고를 철회했다"며 신고 철회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 충격도 잊혀지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당시 사용했던 생리대를 6개월 가까이 보관하는 등 내적갈등을 겪었다"라고 그간의 아픔을 토로했다.

이런 A씨가 신고를 결심한 계기는 TV에서 첫 번재 고소 여성이 자신과 비슷한 일을 당해 신고했다는 뉴스를 본 것이었다. A씨는 "그날이 떠올라 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구하고 가해자가 누군가에게 그러한 짓을 다시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고를 결심했다"라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후 박유천 측은 A씨를 무고, 언론출판 등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기관의 기울어짓 잣대 속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가 기각됐으나 그 직후 기소했다. A씨는 "사람들이 그러더라. 술집 화장실은 원래그런 곳인데, 술집 직원이 말이 많다고 말이다. 그리고 한류스타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짓을 벌였겠느냐 라는 악플도 봤다"라며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악플을 이야기했다.

또 A씨는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나. 나는 여태 이런 나라를 믿고 살았나'라는 생각에 막막하기만 했다"면서 "재판장에서 박유천을 마주하느라 고통스러웠다. 나의 신체 부위가 재판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오고가는 걸 보는 것도 괴로웠다. 수치심 드는 질문들 속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유천이 진심으로 반성을 할 지, 자기 잘못을 알고 있을 지 궁금하다. 법정에서 내 눈을 피하던 박유천의 얼굴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는 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구속 영장 실질 검사 후 서울 구치소에 후송됐다. 자정이 되어서야 구치소를 나왔는데, 그때의 참담함이 아직가지도 남아있다. 할 수만 있다면 가해자가 했던 말을 보여주고 싶다. 앞뒤가 맞지 않는 가해자의 말을 수사기관이 왜 믿는지 모르겠다. 정말 가해자의 말을 믿는 건지, 알면서도 나를 괴롭히는 건지 물어보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A씨는 "유흥업소 직원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자다. 그 사람의 직업이나 신분이 강간 당해도 되고, 신고했을 때 무고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하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라면서 두려움 속에서도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에 대한 이유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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