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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평양 호텔 위로 미사일이…" 호주축구선수 '방북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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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평양 시내 관광에 나선 호주축구선수 파탈루(오른쪽). [사진 BBC 캡처]




호주축구선수 에릭 파탈루(31·인도 벵갈루루FC)의 '방북기'가 화제다. 파탈루는 북한이 북태평양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5일 북한에 머물렀다.

파탈루 소속팀 인도프로축구 벵갈루루는 지난 13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4.25체육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컵 4강 원정 2차전을 치렀다. 홈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벵갈루루는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결승에 올랐다.

영국 BBC는 20일 파탈루 인터뷰를 게재했다. 파탈루는 지난해 국내프로축구 전북 소속으로 뛰었던 선수다. 파탈루는 "호주 정부가 북한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한에는 호주 대사관이 없고 핵전쟁 위험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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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이드와 함께 평양 시내 관광을 나온 벵갈루루 선수들. [사진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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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탈루는 지난 11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가 한 대 뿐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축구화와 축구공 등이 분실돼 몇몇 선수들을 호텔에서 150달러~200달러(약 17만원~23만원)를 주고 질이 나쁜 축구화를 사야했다는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파탈루는 "북한 사람들이 휴대폰과 태블릿PC를 꼼꼼히 점검했다. 그들이 내 SNS를 확인하지 않길 원했다. 김(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술한잔해야겠다고 농담을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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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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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탈루는 지난 15일 화성 12호 미사일이 순안공항에서 발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탈루는 "체크아웃할 때 한 남자가 '새벽 6시에 호텔 밖에 있었다면 미사일이 호텔 위로 지나가는걸 볼 수 있었을텐데'라고 말했다. 우리는 '빨리 이곳을 떠나자'고 눈빛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파탈루는 "북한 가이드가 '북한 최고 지도자가 미국에 대항할 만큼 강하다는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북한은 막강하고 미국은 약하다고 세뇌당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파탈루는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소년들의 미소를 보면서 이 곳이 (전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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