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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어서 와, 이런 대본 리딩 현장은 처음이지? 사극 대본 리딩쇼 `왕과 여자`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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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어서 와, 이런 대본 리딩 현장은 처음이지? 사극 대본 리딩쇼 `왕과 여자`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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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리딩 현장이 곧 예능이 된다고?’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있다. 궁금증을 안고 <왕과 여자> 촬영장을 찾았다. 직접 살펴본 <왕과 여자> 첫 방송 녹화현장의 뒷 이야기는 어땠을까.

이날 촬영 현장에선 무슨 일이?!

▷대본 리딩이 곧 실전이다


대본 리딩 현장이 그대로 영상에 담기고 그 생생함이 시청자들에게 역사 지식과 함께 공개되는 ‘사극 대본 리딩쇼’ <왕과 여자>. 녹화장 대기실에서 만난 출연진의 얼굴에는 웃음기보다 진지함이 묻어있었다. MC 김구라, 배우 박진희뿐만 아니라 방송인 김종민, 영화감독 봉만대, 배우 김병옥, 국악인 이윤아, 성우 정형석, 역사 및 상식 전문가 강민석과 이독실 모두 의문의 문제풀이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 녹화에 앞서 역사 상식을 테스트하는 퀴즈를 풀기 위해 모두들 집중하는 듯했다.

▷예능용 말고 ‘정통’ 사극분장

출연진 모두 녹화 직전까지 대기실에서 분장 상태를 점검했다. 예능이지만 분장만큼은 정통 사극 촬영 못지 않게 꼼꼼히 공을 들였다. 특히 박진희, 이윤아와 같은 여성 출연자들은 머리를 쪽진 뒤 머리 장식까지 했는데, 박진희의 말에 따르면 “분장만 보면 진짜 바로 사극 촬영해도 될 것 같은” 수준이었다.

▷대본 리딩을 할 때? 갓은 벗으소서


MC 김구라는 내관, 배우 김병옥은 왕, 박진희는 중전, 김종민은 영의정 옷을 각각 갖춰 입고 녹화 스튜디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김종민이 녹화 직전 고민에 빠진 듯 보였는데. 영의정 의상에 포함된 ‘갓’을 쓸지 말지에 대해 스태프들과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연기 선배’이자 ‘사극 선배’인 베테랑 박진희가 한 마디 더했다. “배우들도 실제로 대본 리딩을 할 때 갓 쓰고 의상 풀세팅하고 하진 않으니까. 우선 대본 리딩에 방해되지 않도록 편하게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실제 갓을 벗은 모습이 주위 스태프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터라(?) 김종민과 스타일리스트들은 과감하게 갓을 벗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한결 편안해진 차림으로, 녹화에 들어갔다.


현장 비하인드! ‘장신구 하나 가격만 1억 원?’

녹화에 들어가기 직전, 출연진의 프로필 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박진희, 이윤아의 사진 촬영이 진행되자 <왕과 여자> 담당 PD가 다가와 슬쩍 귀띔을 했는데, 내용인 즉 “여성 출연자들이 착용하고 있는 노리개가 하나에 1억 원”이라는 것. ‘억 소리’나는 전통 장신구의 모습에 일제히 시선이 쏠렸다. 전통공예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정교하게 탄생한 ‘귀하신 몸’을 두고 현장 관계자 모두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목소리 실화냐?!

본격 대본 리딩에 들어가자, 각자의 역할이 빛을 발했다. MBN <나는 자연인이다>의 성우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성우 정형석은 대본 속 해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정형석 성우는 부드러우면서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어 극의 시작을 알리는 ‘판소리’는 국악인 이윤아가 맡았다. ‘너목보 쑥대머리’로 유명세를 탄 그녀가 정통 판소리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현장의 집중도가 대단했는데. 그녀의 창이 시작되자 스튜디오 전체가 쩌렁쩌렁 울렸고,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는 그녀의 내공을 실감하게 했다.


▶‘프로’들의 대본 리딩


“녹화 4시간 째입니다!” 테이프 가는 시간 20여 분 외에 한 타이밍도 쉬지 않고 녹화를 이어간 <왕과 여자> 출연진들. 조금씩 지칠 법도 한데, 어느 한 명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배우 박진희는 4시간 여의 녹화 막바지까지 ‘폭풍 열연’을 선보여 현장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고, 초반부터 덤덤하게 촬영에 임했던 배우 김병옥 또한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MC 김구라는 대본 리딩 중간중간 진행됐던 ‘역사 학습’ 시간에 빛을 발했다. MC로서 흥미로운 질문과 리액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데 일조한 것. 이에 함께한 김종민은 ‘순수한 질문’으로 현장을 폭소케 하는 역할을 해냈다. 역사 전문가, 상식 전문가, 성우 등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참여하면서 구성해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증명한 시간이었다고.


▶‘어쩌다 사극 감독’ 봉만대

“박진희 씨가 연기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니까, 종민 씨는 여기서 더 맛깔 나게 해도 될 것 같은데?” 대본 리딩이 진행되면서 봉만대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같은 대사도 조금 더 생동감 있게,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 것. 봉만대는 자신이 직접 대본 속 연기를 해당 연기자에게 선보이면서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왕과 여자> 녹화장 속 디테일 살펴보기!

▷① 고퀄리티 대본


대기실에 들어서자 출연진 몫으로 놓여 있는 대본이 시선을 끌었다. 마치 조선시대에서 온 듯한 서적 모양의 구성용 대본과 리딩용 대본은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디테일 요소였다.

② 조선시대에서 온(?) 작가용 테이블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되면 작가진은 출연진을 마주보고 녹화의 진행을 돕는다. 스튜디오 녹화의 경우 대부분 작가들이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대본의 맥락을 출연진에게 전달한다. 그런데 <왕과 여자>의 녹화 스튜디오에는 색다른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바로 사극에 나오는 ‘소반’이 작가용 테이블로 등장한 것. 소반이 자연스럽게 녹화 세트와 어우러지는 모습에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웃음지었던 포인트였다.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7호 (17.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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