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시즌 팀 간 14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2연승을 달리며 시즌전적 74승2무61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5위 SK는 3연승에서 연승이 끊기며, 71승1무66패로 4위 롯데와 4경기차로 벌어졌다.
기대하지 않았던 승리였다. 사실 이날 경기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부산은 제18호 태풍 탈림(Talim) 영향권에 들게 되면서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뿐 많은 양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오후 6시부터 내릴 예정이었던 비는 점점 뒤로 밀리더니 나중에는 사라졌다. 경기 5회 도중 비가 쏟아지긴 했지만, 금방 그쳤다. 경기에 영향을 줄만한 비가 아니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상대 에이스 메릴 켈리를 무너뜨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 롯데 이대호의 우월 솔로홈런.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물론 경기를 해도 롯데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았다. 이날 SK선발투수가 ‘거인킬러’ 메릴 켈리(29)였기 때문이다. 켈리는 올 시즌 롯데 상대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49를 기록 중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경기 전 “켈리 상대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공을 오래 보고 치라고 해도, 켈리가 원체 공격적인 투수라 쉽지 않다. 구속도 다른 팀하고 할 때 보다 우리랑 할 때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날 경기도 켈리의 봉쇄 모드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 선발 송승준이 SK타선을 막아내면서 롯데 타자들은 철옹성 같던 켈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3회말 무사 2루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던 롯데 타선은 4회말 마침내 켈리를 무너뜨렸다. 선봉장은 간판타자 이대호(35).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켈리와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높게 들어온 152km 속구를 밀어 쳐서 우측 담장으로 넘겼다. 두 팀의 0의 침묵을 깨뜨리는 이대호의 시즌 32호 홈런이었다. 바람이 불어 타구의 방향은 알 수 없었지만, 우측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운이 다소 작용한 홈런이었다. 이어 롯데는 앤디 번즈의 안타와 강민호의 안타와 상대 좌익수 실책이 겹치며 추가점을 냈다. 계속된 찬스에서 문규현의 적시타로 3-0으로 전세를 벌렸다. 롯데는 6회말에는 문규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달아났다. 8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는 대타로 나선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트피칭! 16일 사직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11승을 챙긴 롯데 베테랑 송승준.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선발 송승준은 6회까지 피안타 3개, 볼넷 1개만을 내주는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이날 승리에 힘을 보태며, 자신의 11승(5패)째를 챙겼다. 7회부터 롯데는 잠그기 모드였다. 7회 조정훈, 8회 박진형이 무실점 릴레이를 이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는 1사 후 제이미 로맥에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점 없이 경기를 매조졌다. 태풍과 천적도 문제 없는 롯데의 완벽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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