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도쿄올림픽 기대감 상승
"생활체육으로 저변 확대+엘리트 집중 투자로 시너지"
일본 수장 박주봉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일본 배드민턴은 '셔틀콕 황제' 박주봉(53) 감독 부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일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후에 박주봉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고 나서 배드민턴 강국으로 도약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복식 4위,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복식 은메달에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일본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의 주인공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는 이후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는 이 분야 최강자가 됐다.
리우올림픽의 또 다른 수확인 여자단식 동메달의 주인공 오쿠하라 노조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일본 배드민턴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자가 됐다.
일본은 지난 12일부터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7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도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16일 열린 준결승에 일본은 총 4팀을 올려보냈다.
여자복식 마쓰토모-다카하시가 중국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여자단식 오쿠하라는 같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결승에 올라 또 한 번 우승을 바라본다.
남자복식도 2개 팀이 준결승에 올랐다.
2020년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리는 만큼 이런 상승세는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에 매우 고무적이다.
박주봉 감독은 "리우올림픽에서 금·동메달을 땄으니, 도쿄에서는 서로 자기 종목에서 메달을 따려고 경쟁이 붙었다"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을 공개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종목은 여자복식이다. 일본 여자복식은 4팀이나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세계 최강 마쓰토모-다카하시의 천적은 바로 일본 대표팀 내부에 있다. 바로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다.
후쿠시마-히로타는 올해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은메달을 목에 건 팀으로, 올해 전영오픈과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마쓰토모-다카하시를 제압한 바 있다.
박 감독은 "내부에서 라이벌 구도가 생기니, 다른 여자복식의 팀들도 조금씩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그러다 보니 남자단식, 남자복식 등 다른 종목들도 서로 경쟁하게 됐다. '우리만 아무것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배드민턴의 발전은 박 감독이 지난 14년간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다.
배드민턴뿐 아니라 일본의 다른 스포츠들도 집중적인 투자로 성과를 보고 있다.
일본 육상에서는 100m 9초대에 진입한 대사건이 일어났다. 기류 요시히데가 일본학생육상경기 학교대항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9초98을 기록하며 '10초의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일본은 리우올림픽에서도 금 12개 은 8개 동 21개로 종합 6위를 차지했다.
일본 스포츠의 발전을 두고 박 감독은 생활체육으로 저변을 확대한 후에 다시 엘리트 체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시너지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일본 체육이 과거 엘리트 위주로 가다가 생활체육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엘리트 체육의 집중력이 떨어진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경제 대국 위상과 자존심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 나오니 다시 엘리트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도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제2 선수촌이 건립되면 곧 도쿄에 두 개의 선수촌이 생긴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